[edaily] 삼성전자가 최근 시장 주도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독주에 대해 다소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즉 외국인 매수가 지나치게 집중되면서 시장상황을 왜곡시키고 있으며 트래킹에러를 유발시켜 활발한 프로그램매수를 유입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의 "나홀로" 질주= 지난 주부터 삼성전자는 나스닥시장의 반등세를 등에 업고 주가가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전망으로 블루칩 가운데서도 단연 두각을 드러냈다. 특히 주중 델컴퓨터와의 공급계약이라는 재료까지 가세하며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를 이끌어냈다.
삼성전자의 최근 강세는 시가총액 비중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주말 현재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16.35%(최고 19%대)로 2주전의 12~13%대에서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이는 반대로 말하자면 한전이나 포철 등 여타 "빅5" 종목들의 비중은 그만큼 줄었다는 것.
주가도 지수와 관계없이 상승세를 지속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 나흘째 급상승하며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한 주동안 0.10% 하락한 반면 10.41%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중 한전은 12.6%, 포철 2.82%, SK텔레콤 3.44%, 한국통신 4.64% 각각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또 외국인 매수세도 삼성전자에 집중돼 있다. 지난 주에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총 116만3000주, 2455억1000만원 어치 순매수했다. 한 주동안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규모가 453억원에 불과한데 비하면 엄청난 규모다. 또 한전과 포철, SK텔레콤, 한통 등 타 블루칩은 내다 팔았다.
◇삼성전자가 시장왜곡 주범(?)= 이렇다 보니 시장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시장의 전체적인 상황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외국인의 집중적인 매수로 인해 오르고 있지만 시장 전체적인 상승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데다 지수 조정이 필요한 시점에 하락을 막고 있다는 것.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순매수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오히려 타 종목들을 처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국인을 제외하고 마땅한 매수주체가 없는 가운데 이런 불균형적인 매수가 지수 상승으로 이어지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한 증권사 선물담당 애널리스트도 "개인들이 그동안 선물시장에서 매도 강도를 높이고 있었지만 삼성전자가 홀로 상승하고 있어 추가로 매도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손절매하고 매수로 돌아서지도 못하고 있다"며 "결국 외국인만 현-선물시장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매매에도 악영향= 외국인 매수와 함께 시장 상승요인으로 작용해왔던 프로그램매수도 삼성전자의 지나친 강세로 인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의 독주가 차익거래펀드 내의 트래킹에러를 유발시켜 신규 매수차익거래를 저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차익거래펀드의 경우 지수와 연관성을 가지는 베타계수를 고려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전 포철 SK텔레콤 한통 등을 편입시키는데 이 때 삼성전자는 시장 수익률을 크게 넘어서고 나머지 종목들은 하회하고 있어 "트래킹에러(tracking error)"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것.
전균 동양증권 선임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지수 영향력이 이처럼 커졌고 삼성전자의 비중 확대가 지속되고 있어 차익거래펀드 내 트래킹에러가 발생했다"며 "이 때문에 신규 매수차익거래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며 평가손이 심화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렇다 보니 나스닥시장이 하락하거나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서 삼성전자가 하락하거나 선물 콘탱고가 백워데이션으로 반전되면 그나마 들어온 3000억원대의 매수차익거래잔고도 일시에 청산돼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