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러웠던 미국 대통령선거 개표가 거의 마무리되고 있다는 소식에 블루칩은 강세를 보였지만 나스닥지수는 반도체, 인터넷 등의 하락으로 인해 약세로 밀리고 말았다.
27일 뉴욕 증권거래소의 다우지수는 전일보다 75.84포인트, 0.72% 상승한 1만546.07을 기록했지만 나스닥시장의 나스닥지수는 23.83포인트, 0.82% 떨어진 2,880.55로 마감됐다.
나스닥지수는 이날 초반 큰 폭의 상승세로 출발해 2,998까지 오르면서 3천선 회복에 대한 기대감까지 줬으나 중반부터 밀리기 시작해 결국 약세로 끝났다. 다우지수도 한때 100포인트 이상 올랐으나 후반에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대형주위주의 S&P 500 지수는 7.20포인트, 0.54% 오른 1,348.97였고, 소형주중심의 러셀 2000 지수는 472.52로 전일보다 0.65포인트, 0.14% 상승했다. 뉴욕 상장종목의 99%를 포괄하는 윌셔 5000 지수는 40.14포인트, 0.32% 오른 1만2,393.76였다.
뉴욕 증권거래소의 블루칩들이 큰 폭으로 올랐다. 플로리다주가 부시후보의 승리를 인증함에 따라 선거개표가 거의 마무리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데 힘입은 것이라고 월가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고어후보의 법정투쟁이 남아있지만 이제 대충 개표전쟁이 끝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후반 다우지수 상승폭이 줄어든 것은 고어진영에서 법정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때문이라고 시장관계자들은 설명했다.
JP모건을 비롯한 은행주가 강세를 나타냈고, 유통, 제약, 담배, 소비재산업은 물론 뉴욕 증권거래소의 기술주들까지 강세였다. 반면 정유, 유틸리티, 화학, 증권주는 약세를 나타냈다.
최근 약세를 보였던 유통주의 경우 지난 주말 추수감사절 매출이 예상외로 크게 늘었다는 소식에 월마트가 7.9%나 오르는 등 강세를 보여 S&P유통지수는 5.2%나 상승했다.
부시후보의 당선가능성이 커지면서 화이저(6% 상승), 머크(2.4%), 일라이 릴리(4.6%) 등 제약주가 강세를 보였고, 필립 모리스 등 담배주도 상승했다.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으면서 다우지수 산정종목인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도 이날 강세를 나타내 다우지수 상승에 기여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연방 항소법원에 기업분할 판정에 불복하는 항소를 제기했으며, 부시후보의 당선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부의 압박이 약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커진데 힘입어 강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 산정종목중 월마트, 홈데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필립 모리스, 3M, 보잉, 알코아 등이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대형 첨단기술주들은 어느 정도 강세를 보였지만 반도체와 인터넷이 약세를 보이는 바람에 지수가 떨어졌다.
인텔의 상승에도 불구,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6.9%나 급락했다. 리먼브러더스가 자이링스와 알테라의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하는 바람에 자이링스는 14.4%, 알테라가 4.4% 하락했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4.4% 떨어졌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경우 뱅크아메리카증권이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했지만 ABN암로가 내년 수익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바람에 약세로 밀렸다.
또 통신용 반도체회사인 브로드컴의 경우 살로먼스미스바니의 수익전망치 하향조정으로 인해 13.7%나 급락하면서 반도체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인터넷의 경우 이토이스, 야후 등은 추수감사절 온라인 매출의 강세에 힘입어 각각 13%, 4.7%씩 상승했지만 기업간 전자상거래(B2B)업체들이 대거 약세를 보이는 바람에 TSC인터넷지수가 2% 떨어졌다.
특히 위트 사운드뷰가 아리바와 커머스원의 투자등급을 하향조정, 이들의 주가가 각각 12.3%, 7.6%씩 떨어졌다. 커머스원의 경우 한국의 LG전자, 현대자동차, 금호, 삼양사 등과 함께 전자상거래에 나선다는 소식에 초반에 강세를 나타냈으나 결국 하락세로 밀리고 말았다.
시스코가 0.47% 떨어지고, JDS유니페이스가 2.5% 떨어지는 등 아멕스 네트워킹지수는 2.5% 하락했다.
그러나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각각 2.28%, 2.59% 오르고 선마이크로시스템이 4.86%나 오르는 등 대형 첨단기술주중 상당수가 강세를 나타냈다. 오라클은 1.55% 떨어졌다.
이날 거래량은 뉴욕 증권거래소 9억3,600만주, 나스닥시장 17억주로 다소 적은 편이었다. 상승종목대 하락종목의 비율은 뉴욕 증권거래소 15대13, 나스닥시장 18대23으로 나스닥시장에서는 하락종목이 더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