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전문가 시각(10일)

  • 등록 2000-11-11 오전 8:08:14

    수정 2000-11-11 오전 8:08:14

대통령선거결과가 한치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미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델컴퓨터가 내년 실적이 부진해질 것이라고 밝히는 바람에 나스닥시장이 맥을 못추고 있다. 주초에는 시스코가 재고문제로 시장을 뒤흔들더니, 이번엔 델컴퓨터다. 델컴퓨터는 S&P 500 종목중 90년대들어 가장 상승폭이 큰 주식였다. 따라서 델컴퓨터같은 회사마저 실적이 부진해진다면 다른 회사의 실적은 기대할 수 없다는 걱정이 많은 상황이다. 특히 델컴퓨터의 경우 다른 컴퓨터회사들은 물론, 반도체업종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는등 파급효과가 큰 회사인데, 이런 델컴퓨터가 내년 매출이 부진할 것으로 밝히는 바람에 당분간 나스닥의 장래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밀러 타박의 투자전략가 피터 북바르는 "첨단기술주의 매도세가 선마이크로, EMC와 같은 간판에까지 밀어닥치고 있다"고 말했다. 북바르는 물론 시장이 상승국면에서나 하락국면에서 과잉 반응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지만 현재 경기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종전과 같은 열광적인 지지를 첨단기술주에 보내지 않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룬털의 투자전략가 토드 골드는 "나스닥의 간판들이 다시 흔들리기 시작하고 있다"며 최근 안정세를 보이는 듯하던 인텔, 시스코같은 주식들이 다시 불안정해지고 있으며 브로드컴처럼 종전 불안정한 장세에서도 강세를 유지하던 주식들마저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는 시스코의 주가가 50달러선을 유지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600선을 유지하는지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스코는 오늘 장중에 50달러가 무너졌었으나 결국 3.19달러, 5.9% 하락한 50.06달러로 마감됐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오늘 44.45포인트, 6.6% 하락한 624.20을 기록했다. 골드는 이 수준이 지켜진다면 시장이 다시 되살아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선거와 관련, 골드는 "선거의 불확실성이 매도세를 부추길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시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S&P(스탠더드 앤 푸어스)의 선임 투자전략가 샘 스토벌은 "선거가 증시의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긴 하지만 오늘 증시를 가라앉힌 것은 델컴퓨터였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서도 엔 트러스트 캐피털의 머니매니저 그렉 히모위츠는 지금이 매수타이밍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히모위츠는 "정치적 불확실성은 조만간 때가 되면 풀릴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주식가격이 떨어진 지금이야말로 매수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림탭스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일주일동안 4억달러가 주식투자펀드에서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그 전주에는 155억달러가 유입됐었다. 주로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만 놓고보면 8일까지 일주일간 6억달러가 유입됐으며, 그 전주에는 143억달러가 유입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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