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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씨티씨바이오는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결의했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내달 19일 강원도 홍천군에서 열릴 씨티씨바이오 임시주총에는 김신규 파마리서치 대표, 김원권 파마리서치 경영전략 본부장을 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씨티씨바이오 이사회에 파마리서치 측 인사 2명이 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씨티씨바이오 이사회에는 사내이사가 5명 있으며, 이민구 씨티씨바이오 대표이사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임시주총 개최 시기가 이 회장과 박현묵 씨티씨바이오 사장, 변준석 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날 20일보다 하루 전이라는 점도 공교롭다. 임시주총에 상정된 안건 중 이들을 재선임하는 안건은 상정돼 있지 않다.
이미 지분율 싸움에선 지난해 9월 파마리서치가 최대주주로 변경되면서 승기를 잡았다. 파마리서치는 특수관계인인 플루토(1.05%)와 함께 총 18.32%의 지분을 쥐고 있다. 2대 주주로 밀려난 이민구 회장의 지분율(당시 15.5%)을 훌쩍 앞선 셈이다. 현재 이 회장의 지분율은 15.32%로 소폭 떨어진 상태다.
그럼에도 최대주주인 파마리서치가 1년 넘게 씨티씨바이오의 경영권을 장악하지 못한 것은 이 회장의 격렬한 저항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3대주주인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지분율 8.7%)를 끌어들이면서 지분율 24.2%를 확보하고, 소액주주 1%의 지지를 얻어 약 25%의 의결권을 확보했다. 파마리서치는 소액주주의 지지를 얻으며 약 33%의 지분을 확보했지만 씨티씨바이오가 파마리서치 의결권에 하자가 있다면서 5% 이상 지분을 무효로 처리했다.
파마리서치, 씨티씨바이오 지분 추가 매입할까?
아직까진 절반의 승리를 거둔 상태지만 본안소송까지 마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파마리서치가 빠르게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추가 지분 매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파마리서치가 유상증자로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것도 이 같은 추정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파마리서치는 유럽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CVC캐피탈로부터 투자받은 자금을 전략적 해외 인수합병(M&A)에 우선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중 일부를 씨티씨바이오 지분 매수에 활용할 수도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파마리서치가 씨티씨바이오 인수를 노리는 이유로는 동물의약품 사업 진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 생산시설 확보 등이 거론된다. 파마리서치의 자회사 플루토는 지난해 9월 유한양행(000100)과 협업헤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 제제 기반 관절강 주사체 ‘애니콘주’를 출시했다. 파마리서치에는 동물병원 영업조직이 없기 때문에 씨티씨바이오가 축적해온 동물의약품 영업력을 활용한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파마리서치 측은 “현재로서는 (씨티씨바이오 추가 지분 매입 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씨티씨바이오 소액주주, 이번엔 ‘5% 룰’ 피할까?
소액주주들이 이번에는 의결권을 제한받지 않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설지도 관전 포인트다. 빠른 시일 내애 주주들끼리 공동보유약정을 체결하고 대량보유공시를 해야 5% 이상의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다. 대량보유상황은 보고 의무 발생일로부터 5영업일 이내에 보고해야 한다.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는 ‘5% 룰’에 발목이 잡혀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됐다.
5% 룰이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제147조 제1항과 제150조 제1항,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41조 제2항에 규정된 주식 대량보유 보고 의무에 관한 규정이다. 상장사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주식 5%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공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이미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돌아선 게 확연히 드러났지 않나”라며 “이번에 소액주주들이 ‘5% 룰’에도 대응한다면 그 뜻을 막기가 쉽진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이데일리는 씨티씨바이오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와 문자를 보냈으나 답변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