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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중구 이데일리에서 만난 이슬기 디앤디파마텍(347850) 대표이사는 “기존에 알려진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으로 경구용 약을 만드는 것보다 GLP-1 기반의 다른 물질로 시도하는 것이 더 유효할 수 있다”며 먹는 비만치료제의 개발 성공가능성을 자신했다.
디앤디파마텍이 갖고 있는 특허만 누적 272개이고, 본임상에 진입한 파이프라인도 8개에 달한다. 네이처를 비롯한 세계 유수 저널에도 30건 이상 논문을 게재하는 등 연구 역량에 대해 인정받고 있다. 이 덕에 상장 이전 이미 누적 투자유치 금액이 2190억원에 달할 정도로 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런 디앤디파마텍이 지금 가장 집중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이 바로 비만치료제다.
이슬기 대표는 대학원 시절부터 GLP-1을 연구해온 이 분야 전문가다. 그는 대학원생 시절 GLP-1을 접하고 약물전달력을 개선하면 충분히 시장성이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2000년대 초반은 이제 막 GLP-1이 당뇨치료제로 개발되던 시기”라며 “당시 GLP-1이 펩타이드 안정성도 낮고 주사도 매일 맞아야 된다는 점이 굉장한 단점이었는데 약물전달효과를 개선하면, 또 경구용으로 바꾸면 좋겠다고 생각해 연구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디앤디파마텍이 개발한 경구약 제형변경 플랫폼 기술 ‘오랄링크’는 비타민을 경구투여하면 장 흡수율이 100%에 달한다는 점에서 착안됐다. 그는 “펩타이드는 저분자화합물보다 분자량이 커 위장관 흡수가 어렵다. 아무리 많은 양을 복용해도 흡수율이 0.1% 미만이라 약효를 내기가 어렵고 동물마다 흡수율의 차이가 크기도 하다”며 “종합 비타민 수송체(SMVT)를 타깃으로 해서 투과율을 높이고, 지질화로 펩타이드의 반감기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술을 동시에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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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상에서의 약효도 리벨서스를 능가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대동물에서 리벨서스와 헤드-투-헤드(head-to-head) 비교를 했을 때 흡수율은 10~12배 높고, 펩타이드 자체도 세마글루타이드 대비 활성도가 높았으며, 체중감소 효과도 더 좋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생체이용률, 흡수율이 10배 이상 높다는 것은 간단히 말해 동일 효과의 약을 생산할 때 필요한 원료물질의 양이 10분의 1 미만이라는 뜻”이라며 “시판 중인 비만치료제보다 생산단가를 훨씬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음식물이 복약에 미치는 영향도 적어 편의성 부문에서 차별성이 클 것으로도 보고 있다. 그는 “리벨서스는 GLP-1이 위에서 흡수되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공복 상태거나 정량의 물을 함께 복용하지 않으면 약효가 떨어진다”며 “이와 달리 DD02S는 위가 아닌 장에서, 특히 비타민 특이적인 트랜스포터를 타깃으로 흡수하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동물, 비글군 실험 결과 비타민제처럼 식전이나 식후 아무 때나 복용해도 약효에 큰 차이가 없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경구용 GLP-1 기반 DD02S 외에도 차세대 비만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는 GLP-1 이중·삼중작용제, 아밀린 펩타이드의 경구용 제품도 동시 개발 중”이라며 “조만간 임상단계의 포괄적인 경구용 비만치료제 의약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