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C 산업을 키우려는 정부나 설립을 준비하는 기업 모두 정교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CVC 기준과 관련 법을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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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CVC 현황을 집계하는 곳은 크게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공정거래위원회, 중기부 등이다. 우선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CVC의 범위를 가장 넓게 잡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국내 CVC를 비금융업 일반기업의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금융자본으로 정의했다. 이에 따라 집계된 국내 CVC 수는 총 949개로, 이 가운데 국내 대기업이 만든 CVC는 199개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CVC 종류를 자본 운용 주체에 따라 ▲독립법인 ▲사내부서 ▲펀드출자 등 3가지로 나눴다. 이에 따르면 독립법인 CVC는 GS벤처스처럼 기업이 투자 전문 자회사를 설립해 자본을 운용한다. 기업이 사내에 투자 전담부서를 만들거나 전담 인력을 할당해 자본을 운영하는 네이버D2SF와 같은 사례는 사내부서 CVC다. 외부 벤처캐피털 펀드에 출자하는 경우 펀드출자 CVC다.
중기부는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가 주식을 100% 소유하는 창투사와 신기사 중, 모기업과 동일 그룹 계열회사 등 기업집단 출자가 30% 이상인 비금융 기업집단의 계열회사를 CVC로 정의한다. 이에 따르면 국내에 86개 CVC가 운영되고 있다. 중기부 기준이 공정위보다 넓은 이유는 벤처투자 시장을 아우르는 부처인 만큼, 공정거래법에 국한해 시장을 바라보기에 부적절하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CVC 대한 통일되고 명확한 기준이 없는데, 정부의 CVC 활성화 정책이 제대로 펼쳐지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처별로 밥그릇 지키기가 우선인 만큼 전담 기구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놓았다.
중기부는 이에 대한 자구책으로 올해 중으로 업계와 논의해 CVC 보다 명확한 실태를 파악할 통계 고도화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난해 CVC 현황을 발표한 사례를 연례화해 통계가 만들어지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