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은 효성그룹의 계열사다. 효성그룹은 지난 2018년 지주사 전환을 위해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지주사와 4개 사업회사(효성첨단소재·티앤씨·화학·중공업)로 나누는 것을 골자로 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효성화학의 부채총계는 3조2764억원, 부채비율(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은 9940.57%로 집계됐다. 이는 코스피 상장사 중 가장 높은 수치로 지난해 말(2631.81%)과 비교했을 때 7308.76%포인트(p) 급증한 수치다.
1분기 말 기준 효성화학의 연결기준 유동자산은 9971억원, 유동부채는 1조7921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약 1.8배 많은 상태다. 유동자산은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매출채권, 미수금, 단기대여금 등의 자산을, 유동부채에는 1년 내 지급해야 하는 매입채무, 미지급금, 단기차입금 등을 뜻한다. 결국 현금화 가능한 실탄에 비해 1년 내에 갚아야 할 부채가 1.8배 가량 더 많다는 걸 의미한다.
석유화학업계의 지속된 불황으로 실적도 저하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6695억원, 영업손실은 4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93%, 36.14%씩 줄었다. 심지어 △2021년 4분기 -168억원 △2022년 1분기 -332억원 △2분기 -681억원 △3분기 -1398억원 △4분기 -957억원 △2023년 1분기 -452억원 등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 법인의 순손실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544억원 △2021년 605억원 △2022년 3137억원 등으로 손실폭이 확대됐으며, 자본총계는 3월 말 기준 -715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로 회사가 적자를 지속하면서 납입 자본금을 까먹기 시작한 상태를 의미한다.
효성화학은 올 들어 총 7건의 타인에 대한 채무보증 결정을 공시했다. 모두 베트남법인에 대한 보증으로 총 채무보증 잔액은 1조6658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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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은 지난 1월 12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도 전액 미매각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당시 총 7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으며, 500억원의 미매각이 발생했다. 700억원의 주문도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은 것이다. 효성화학은 당초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하면 산은이 일부 물량을 사들이기로 지원을 받았는데 이 물량이 수요예측에 들어온 전부였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이 폴리프로필렌(PP) 자국 내 증설 물량을 크게 늘려 한국 기업의 부담이 커졌다”며 “베트남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더라도 수익성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효성화학이) 공모채 시장에 복귀하려면 업황 회복과 재무구조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효성화학은 베트남 공장의 설비 가동률을 정상화하고, 삼불화질소(NF3) 등 스페셜티 사업 강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NF3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하는 산업용 특수가스다.
효성화학은 “산업구조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반도체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반도체 세정용 가스인 NF3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NF3의 경쟁력 강화 및 고객 수요 대처를 위해 충청북도 옥산공장에 연산 2000톤 규모의 생산라인 증설을 지난 2021년 9월부터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