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항공기 이용, 최상급 호텔 투숙, 특식 제공은 기본, 만족도를 떨어뜨리던 단체 쇼핑, 선택 관광을 뺀 프리미엄급 상품을 경쟁하듯 내놓고 있다. 이달 20일부터 한·중 양국 간 국제여객선 운항도 순차적으로 재개된다.
주요 여행사의 중국 패키지여행 상품 판매 재개는 지난 2020년 1월 중국 정부의 국경 폐쇄 조치 이후 3년 2개월여 만이다. 업계에선 “완전한 시장 회복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는 기대 섞인 반응이 나온다. 해외여행 재개에도 더딘 시장 회복 속도에 가슴 앓이를 해오던 여행업계가 중국 여행 재개로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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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직판여행사 노랑풍선은 이달 초 판매를 시작한 다음달 24일 출발하는 장자제 단체여행 상품 정원이 다 채워지면서 예약을 마감했다. 중국여행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고 판단한 여행사 측은 곧바로 주 4회 창사로 운항하는 아시아나항공 운항 일정에 맞춰 장자제 여행상품을 5일과 6일짜리 두 종류로 늘렸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베이징과 상하이, 칭다오 등 패키지 상품도 재정비를 모두 마친 상태”라며 “최근 바뀐 여행 트렌드를 반영해 뷰 포인트, 맛집, 야경, 테마파크 등 MZ세대 취향에 맞춘 테마형 신규 상품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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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투어와 참좋은여행, 교원투어 등도 4월과 5월에 맞춰 중국 여행상품 판매 경쟁에 가세했다. 지난 2일 중국 여행상품 판매를 시작한 참좋은여행은 장자제, 태항산, 백두산, 계림 등 풍경구를 중심으로 총 28개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다. 다음달 17일 주자이거우·청두(5일)를 시작으로 장춘·백두산(4일)이 20일, 항저우·황산(4일)과 톈진·태항산(5일)은 23일, 장자제(5·6일) 24일 각각 단체가 출발한다. 참좋은여행은 최근 일본팀에 배정했던 기존 중국팀 인원을 모두 복귀시킨 데 이어 인력 보강을 위한 추가 채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투어는 시그니처 패키지 상품으로 베이징·톈진(4일), 상하이·주가각(4일), 주자이거우·청두(6일), 장자제·위안자제(6일)를 내놨다. 베이징·톈진, 상하이·주가각은 다음달 1일부터 매일, 주자이거우·청두는 다음달 6일부터 주1회, 장자제·위안자제(6일)는 24일부터 출발하는 패키지 상품이다. 다음달 1일부터는 장춘·백두산(4일) 외에 7일부터 시안(5일), 23일부터는 황산·항저우(4일) 상품도 각각 첫 출발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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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여행사들이 그동안 중국 여행 재개를 손꼽아 기다린 이유는 다른 지역에 비해 패키지 단체여행 수요가 높아서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까지 중국은 일본과 함께 국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시장의 양대 축을 담당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9년 우리 국민의 국가별 여행 비중은 일본이 19.4%, 중국이 15.1%로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도 코로나19 이전 연간 전체 패키지 판매 실적의 20~30%를 중국에서 올렸다.
중국 패키지여행 상품 판매가 재개됐지만 여행업계의 고민이 모두 사라진 건 아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불안심리가 사라지지 않은 탓에 수요 회복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어서다. 중국 패키지여행의 주 고객층인 60~70대가 당장 적극적으로 중국 여행길에 오를지도 미지수다. 백두산, 장자제, 위안자제, 태항산, 주자이거우, 계림 등 풍경이 뛰어난 곳이 많은 중국은 패키지여행 이용객의 절반 가까이가 60~70대다.
실제 최근 중국 정부의 관광비자 발급 재개 소식에도 시중 여행사의 중국 여행상품 문의나 예약은 평소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바이러스 재확산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중증 감염 우려가 높은 고령층을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본격적으로 수요가 회복되는 시점은 ‘중국도 안전하다’는 인식이 어느 정도 자리 잡는 9~10월 가을 이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