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말 테라-루나 사태와 관련해 검찰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압수수색할 당시 거래소들에 건넨 질문이다. 해시드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를 확인하는 차원이기 보다는 해시드의 평판 및 테라-루나 사태 연루 가능성을 염두에 둔 질문이었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일부 거래소 관계자들은 해시드가 테라-루나의 급성장에 있어 조력자 역할을 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1차 압수수색에서 제외됐던 해시드가 이르면 검찰의 2차 수색 대상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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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찰은 해시드의 테라-루나 사태 연루 가능성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테라-루나를 극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옹호해온 것을 두고 수사 칼날을 들이댈지 말지를 따지는 단계로 파악된다.
해시드가 테라-루나와 관련해 그간 취해온 행보 및 투자 수익화 여부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법조계 설명이다. 테라-루나가 급성장할 수 있도록 초기부터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온 배경과 원인 등을 분석하고 있다는 것. 실제 해시드는 앞서 지난 2018년부터 파트너 개인 명의의 합유자산으로 테라-루나에 투자해왔다. ‘결제에 특화된 프로젝트’라는 슬로건을 앞세웠던 테라는 시드 라운드에서 해시드와 두나무앤파트너스, 바이낸스랩 등으로부터 36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러한 대대적 홍보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해시드의 한 애널리스트는 자사 블로그에 “테라 예치 시 기대할 수 있는 연리는 18~20% 정도인데, 이러한 확정 수익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문도 종종 제기된다”며 “이 글은 이러한 의문에 대한 근거로 제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올해 1월에도 해당 애널리스트는 “연리 20% 수준의 수익 지급을 위한 기한이 30~35일밖 에 남지 않았다”며 “시장 금리보다 훨씬 높은 연리 15%의 수익률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검찰에서 해시드가 테라-루나의 가능성을 보고 순수하게 투자를 지속한 것인지, SNS를 통해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조력자 역할을 한 것인지를 중점적으로 보는 이유다.
4조 날렸다? 수익화 여부도 주목
테라-루나 투자에 따른 수익화 여부도 별도로 들여다보고 있다. 만일 검찰이 펌핑에 따라 수익화가 이뤄졌다고 볼 경우, 해시드는 수사 칼날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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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가 입수한 테라-루나의 시드 라운드 투자 계약서에 따르면 시드 투자 참여 시 다음 라운드는 70% 할인된 밸류로 투자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통상 할인 밸류로 투자에 참여한 투자사들의 경우 락업 기간을 길게 가져간다. 해시드는 현재까지 물량의 99%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 부문에서 제기할 수 있는 문제는 없다. 다만 지난해 투자를 시작했다가 테라-루나를 대량매도한 갤럭시디지털 등 해외 투자사 대비 유리한 조건으로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명백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시드의 테라-루나 투자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리워드 매도 등으로 원금 이상의 가치는 일찍이 실현했다”며 “테라-루나 가격이 정점을 찍었을 때 4조 원 수준으로 간 것이지, 원금 손실을 본 것은 확연히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엄밀히 말하면 4조 원의 미실현 손해가 난 상황으로 확정적으로 손실이 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김 대표도 이러한 점 때문에 4조원의 손실이 났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