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킬레스건 손상' 방치하다가 정말 ‘치명적’일 수 있어

  • 등록 2022-08-13 오전 12:03:14

    수정 2022-08-13 오전 12:03:14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상대방의 치명적인 약점을 두고 ‘아킬레스건’이라고 표현한다. 이 명칭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했다. 바다의 여신 테티스는 아들 아킬레우스를 불사신으로 만들기 위해 저승에 흐르는 스틱스 강물에 담갔는데 손으로 잡고 있던 발목 부위만 물에 잠기질 않았고 그곳은 아킬레우스가 유일하게 상처를 입을 수 있는 곳, 약점이 되었다.

아킬레스건은 테디스가 아들을 물에 담갔을 때 붙잡고 있었던 그 부위에 존재하는 힘줄을 의미한다. 우리 발을 내딛는 모든 움직임에 직접적인 작용을 하기에 아킬레스건에 손상이 있으면 일상적인 보행에서부터 지장이 생긴다. 이처럼 우리 신체에 아주 중요한 부분이지만 또 외부로 드러나 쉽게 손상될 수 있는 부위이기 때문에 ‘치명적인 약점’을 의미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운동 붐이 일어나고 있다. 테니스, 골프는 물론 암벽등반, 등산, 달리기 등 다양한 운동을 통해 자신의 신체를 가꾸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하지만 너무 잦은 운동은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테니스나 암벽등반처럼 운동량이 많고 위험도가 높은 운동을 하게 되면 몸을 빠른 속도로 틀거나 높은 곳에서 점프 후 뛰어내리는 경우가 잦은데 이럴 경우, 아킬레스건에 손상이 가해질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아킬레스건염이다. 발목 뒤쪽, 발뒤꿈치 쪽에서 통증과 열감이 나타나고, 해당 부위가 붓고, 피부가 붉어진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직접 만지면 통증이 더 심하게 느껴지며 까치발을 들거나 점프를 하는 동작 시 뻐근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연세건우병원 유종민 원장은 “아킬레스건염은 평소 일상생활에서 발을 많이 움직이는 사람에게서 쉽게 포착된다. 운동량이 적고 비만인 이들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데, 체중이 아킬레스건에 부하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종민 원장은 이어 “아킬레스건염을 단순한 염증 질환으로 치부해서는 곤란하다. 이 부위는 혈류 공급은 제한적인 곳이기 때문에 손상이 발생한 경우 치료 기간이 긴 편이며 방치할 경우 악화되는 속도 또한 매우 빠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 원장은 “가장 위험한 것은 염증을 오랫동안 방치했을 때 힘줄 자체가 파열될 수 있다는 점이다. 파열 후에도 빠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손상 부위가 점점 더 벌어지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봉합술 조차도 쉽지 않을 수 있다”며 “해당 부위에 미세한 통증이 있을 때 빠르게 문제를 파악하고 안정을 취한 뒤 치료를 받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아킬레스건염은 상태가 초기라면 교정을 위한 보존적 치료가 먼저 진행된다. 염증 조절을 위한 약물치료 및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다만, 6개월 이상 꾸준한 보존적/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했음에도 증상이 호전하지 않는 경우 미세절개와 다중봉합술 등을 통해 재파열의 위험을 줄이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는 게 유 원장의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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