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 연 16.9%→4%대로 환승하는 방법

저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방법
토스·핀다 등 앱 이용하면 간편
택배업 배씨, 토스뱅크로 3.3%p↓
운수업 최씨, 핀다로 13.6%p 낮춰
금리인하요구권 적극 활용 방법도
  • 등록 2022-05-29 오전 2:31:28

    수정 2022-05-29 오후 9:31:20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택배업에 종사하는 45세 배용식(가명)씨는 토스뱅크 신용대출을 통해 대출금리를 3.3%포인트 낮췄다. 배씨의 연소득은 1억3000만원으로 신용점수는 771점이었다. 신용점수가 낮은 탓에 그가 이용할 수 있었던 대출 창구는 저축은행과 카드론밖에 없었다. 그는 대출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소식에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줄여야 겠다는 생각에 인터넷 은행을 통해 대출을 알아봤다. 이달 초 토스뱅크에서 4.7% 금리로 5000만원의 신용대출을 받았다. 배 씨는 “대출금리가 8%였는데 3.3%포인트 낮은 수치로 돈을 빌려 대환할 수 있어 금리 인상기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대출자들의 잠 못드는 밤이 길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를 맞아 급증하는 대출 이자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과 이에 따른 한국의 금리 인상이 가속화하며 ‘이자 폭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 이자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1인당 연이자 부담은 평균 16만4000원 증가한다.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연이자 부담액은 65만5000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이는 작년 말 가계대출 잔액(1755조원) 기준을 토대로 추정한 것이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 등을 고려하면 실제 이자 부담액은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토스·핀다 앱 이용…대환대출 노려보자

대출 이자를 줄이는 방법은 단연코 더 적은 이자로 갈아타는 것이다. 오프라인 금융시대에는 발품을 팔아 금융기관들을 직접 다녀야 했다. 심지어 직장인들은 연차휴가까지 내면서 한 푼이라도 더 싼 이자를 부담할 수 있는 곳을 알아봐야 했다. 하지만 이제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저리의 대출 상품을 알아볼 수 있다. 바로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통해서다.

토스 대출 서비스 이미지.(자료=홈페이지 캡처)
혁신금융을 표방하는 토스가 대표적이다. 토스 앱 내 ‘대출받기’ 메뉴로 제공되는 ‘대출 비교 서비스’가 있다. 이 서비스는 지난 2019년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돼 같은 해 8월 첫 선을 보였다. 간단한 사용자 정보를 입력하면 48개 금융사의 신용대출 상품 금리와 한도를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개인 신용정보에 따라 가장 큰 금액을 빌릴 수 있는 금융사와 가장 낮은 금리를 제안하는 금융사를 손쉽게 비교할 수 있다. 조회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0초 안팎이다. 오프라인 상담에 필요한 지점방문, 대출상품 상담, 가심사 조회, 실제 대출심사 요청 등 서너 단계 이상의 절차를 한번에 해결했다.

대출 중개 서비스를 운영 중인 핀테크 기업 핀다도 있다. 핀다는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324개 금융사와 마이데이터로 연계해 보다 정확한 대출 비교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은 핀다 앱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 이용을 위해서 동의 절차를 거친 후 자신의 대출 내역을 핀다에 연결하고 대출 내역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운수회사에 다니는 60세 최병국(가명)씨는 핀다에서 대환대출 서비스를 알아보고 금리를 13.6%p나 줄일 수 있었다. 최씨는 캐피탈에서 16.9% 금리로 대출을 받았지만 핀다에서 대환대출 알림서비를 통해 연 4.3%대의 지방은행 대출로 갈아타는 데 성공했다. 최 씨는 “나이가 있어서 핀테크나 인터넷뱅크를 통한 서비스를 알기 어려운데, 자식 덕분에 핀다를 통해 금리를 낮출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운영 중인 웰컴저축은행도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맞춤대출 서비스를 선보였다. 웰컴디지털뱅크 앱에서 마이데이터를 누르면 이용 가능한 상품 중 최저 금리 및 최대 한도 상품이 제시되는 방식이다. 맞춤대출 서비스 조회로 인한 고객의 신용점수에 영향도 없다. 현재 해당 서비스에 참여하는 금융사는 JT저축은행을 비롯해 DB저축은행, 키움저축은행, 인성저축은행 HB저축은행 등이 있다.

토스 대출 이미지.(자료=토스)
승진했거나 성과급 받았으면…금리인하요구권 행사도

직장인 홍채민(가명) 씨는 지난해 1월 자신의 주거래 은행에서 연 2.55% 금리(변동형)로 5000만원의 신용대출 받았다. 이달 만기연장을 하려는 홍씨가 안내받은 금리는 변동형이 3.65%, 고정형은 4.05%였다. A씨는 고정형을 선택하고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했다. 그 결과 A씨에게 책정된 최종 금리는 연 3.82%로 0.23%포인트 인하됐다. 홍씨는 “연봉이 얼마 안 올라 ‘안 되도 그만’이라는 마음으로 금리인하를 요구했는데 받아들여졌다”며 “성과급을 받은 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환대출을 통해 이자 절감하는 방법 뿐만 아니라 홍씨처럼 금리인하 요구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 필요도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차주에게 적용한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하는 권리다. 무직이었다가 취업을 하는 것 외에 △더 큰 기업으로 이직 △같은 회사에서 승진 △재산 증가 △신용평가 등급 상승 등의 경우라면 신청할 수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금융회사 영업점이나 인터넷·모바일뱅킹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전화상담으로도 가능하다. 요구권을 행사하면 대출자는 금리인하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10영업일 이내에 금리인하 수용 여부와 사유를 안내받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은행권에서 금리인하 요구가 수용된 대출 규모는 32조8000억원에 달한다. 71만4000건의 신청 가운데 22만5000건이 수용된 결과다. 금리인하요구권으로 감면된 이자액은 1600억원이라고 금감원은 추정했다. 금리인하 폭은 가계대출은 0.38%포인트, 기업대출은 0.52%포인트 수준이었다.

은행 관계자는 “금리인하요구권 행사 후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며 “부채가 줄어도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대출자가 모르는 사이에 은행 내부 신용등급이 오를 수 있다”며 “신용등급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노하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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