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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손실흡수능력은 크게 두 가지다. 은행은 우선 대출 부실에 대비해 이익 일부를 충당금으로 떼내 1차 부실 방파제(회계목적 충당금)를 쌓는다. 이는 국제회계기준(IFRS9)에 따라
‘부도율(PD)×부도시 손실률(LGD)×여신잔액(EAD)’로 구한다. 부도율은 대출채권이 통상 1년 후 부도날 확률을, 부도율 손실률은 보증과 담보에 따라 부도시 그에 따른 손실 정도를 말한다. 이 충당금이 자산 건전성 분류에 따른 충당금(감독목적 충당금)보다 작을 경우 부족분을 자본 일부분에서 떼내 2차 부실 방파제 격인 대손준비금으로 쌓는다. 충당금을 제대로 쌓았는지 점검하기 위해 감독목적 충당금과 비교해 그 차이가 있으면 예비용으로 대손준비금을 쌓는다고 이해하면 된다.
가령 상환유예 대출 등 건전성 분류상 ‘정상’으로 분류되고 있는 코로나 대출에 대해서도 충당금 적립비율을 ‘요주의’ 수준인 7% 정도로 올려 충당금을 많이 쌓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감독목적 충당금이 커져 결과적으로 회계목적 충당금과의 차이인 대손준비금이 커진다. 현재 은행은 정상(자산의 0.85%이상), 요주의(7%이상), 고정(20%이상), 회수의문(50%이상), 추정손실(100%)등 건전성 분류에 따라 최소 요적립비율 이상의 충당금을 달리 쌓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은 지난말 기준으로 총 8760억원의 대손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할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국내은행의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의 순전입액은 2020년 1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8000억원으로 5000억원(34.6%) 확대될 예정이다.
은행권도 대체로 당장 배당이 줄어들 우려는 크지 않다고 봤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기존 이익잉여금 규모가 크고 추가로 쌓는 대손준비금은 개별 은행별로 따지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당장 실제 배당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거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총 배당액(중간배당 포함)은 3조7505억원으로 2020년(2조2929억원)보다 64% 급증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은행의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적으로 유도할 예정이라 충당금이나 대손준비금 부담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단 지난해 결산에 대해 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토록 권고했다”면서 “충당금과 준비금은 매 분기별로 쌓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상황과 은행 적립 현황을 보고 부족하면 추가 적립 권고를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