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스텝' 전망에 우크라이나 긴장까지…공포에 질린 한국증시

미국 물가 상승률 40년래 최고치…인플레 우려 커져
3월 FOMC 금리 0.5%포인트 인상 '빅스텝' 가능성 부각
우크라이나 우려도 더해져…"당분간 변동성 불가피"
  • 등록 2022-02-14 오전 12:04:00

    수정 2022-02-14 오전 12:04:00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 증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인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22포인트(0.87%) 하락한 2747.7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18.26포인트(2.04%) 빠진 877.42를 기록했다.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인 지난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와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미국 긴축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영향이다. 특히 코스피보다 금리 상승기에 치명적인 성장주 위주의 코스닥 낙폭이 더욱 컸다. 외국인은 지난 한 주 간(7~11일) 코스피 시장에서 1조5793억원을 사들였지만, 코스닥에서는 7858억원을 팔아치우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지난주 9일(114억원 순매수)을 제외하고는 4거래일 동안 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 11일의 주가 급락은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7.5%를 기록하면서 예상보다 높았던 영향이 컸다. 이는 1982년 2월(7.6%) 이후 무려 40년 만에 가장 큰 폭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면서 내달 15~16일(현지시간)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50bp(베이시스포인트·0.5%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Big Step)’ 가능성을 높였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분기 중 정점을 찍고 상승폭이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 경로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예상을 상회하는 물가 수준이 지속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에 대한 부담이 더욱 강해진 점은 우려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의 빠른 긴축은 연초 이후 30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코스피를 중심으로 한 국내 증시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요소다. 따라서 3월 FOMC 전까지는 기준금리 인상 폭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 전망이 다시 주식시장의 리스크 요인으로 불거질 우려가 커졌다”면서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인한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가능성을 경계하는 중”이라고 우려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1시간 넘게 담판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채권·외환·원자재(FICC) 리서치센터장은 “러시아도 군사적 조치에 대한 국제정치적 정당성 상실과 서방의 고강도 제재 부담 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상황은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금융시장의 중요한 리스크로 부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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