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집값 1년새 19%↑…폭등 지속 vs 거품 진정

미국 10월 케이스-실러 지수 19.1% 상승
'역대급' 상승 폭이지만…두달째 하락 국면
올해 폭등 '미친 집값' 향방 두고 갑론을박
  • 등록 2021-12-29 오전 1:57:41

    수정 2021-12-29 오전 3:36:30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집값 폭등세는 지속할까, 아니면 역대급 거품이 꺼질까.

미국 주택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는 와중에 상승 폭은 점차 줄면서 집값 논쟁이 일고 있다.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내 집’ 수요가 여전하다는 분석과 함께 역사적인 수준의 과열을 보인 거품이 꺼지는 징후라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AFP 제공)


28일(현지시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지수(S&P Dow Jones Indices)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계절조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19.1% 상승했다. 미국 전역의 집값이 평균 20% 가까이 올랐다는 뜻이다.

이 지수는 칼 케이스 웰즐리대 교수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공동 개발한 것이다. S&P와 부동산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수 위원회가 관리를 맡고 있어 공신력이 높다.

10월 상승률은 지난 9월(19.7%) 대비 다소 둔화한 수치다. 8월 19.8%로 정점을 찍은 후 두 달째 하락한 것이다. 전월(9월)과 비교한 상승률의 경우 0.8%로 나타났다. 9월(1.0%)보다는 0.2%포인트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달 연속 집값 상승 폭이 줄어든 것은 과열된 주택시장이 식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내 10개 주요 도시 집값의 경우 17.1%, 20개 주요 도시의 경우 18.4%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9월(17.9%, 19.1%) 대비 상승세가 다소 꺾였다.

그러나 절대치만 보면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이다. 최근 34년간 산출된 통계 중 역대 네 번째로 높은 것이라고 S&P 다우존스는 전했다. 1~3위는 올해 7~9월이었다.

특히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의 주택가격이 1년 전과 비교해 무려 32.3% 뛰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플로리다주 탬파(28.1%), 플로리다주 마이애미(25.7%),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25.5%), 텍사스주 댈러스(24.6%),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24.2%), 워싱턴주 시애틀(22.8%),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22.5%) 등 적지 않은 거점 도시들이 20% 이상 올랐다.

집값 상승은 코로나19 이후 꼬여버린 수급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재택근무가 일상화하자 도심지 아파트를 피해 거점도시와 인접한 교외 주택으로 이주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도시 주변 집값이 급등한 것이다.

이 와중에 엄청난 유동성이 집값을 떠받쳤다. CNBC에 따르면 지난주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3.05%다. 15년 만기의 경우 2.66%로 떨어졌다.

S&P 다우존스의 크레이그 라자라 매니징 디렉터는 “이같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이같은 수요 급증이 영구적인 변화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흐름인지 이해하려면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팬데믹 양상이 워낙 불확실한 만큼 주택시장 흐름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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