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힘]찬바람 불면 심한 손.발 저림... 날씨 탓만 아니다

손·발 저림의 원인은 혈액순환 장애 뿐 아니라 매우 다양해
원인에 따라 말초신경병증의 치료 방법도 다양
  • 등록 2021-10-06 오전 12:03:48

    수정 2021-10-06 오전 12:03:48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찬 바람이 불어오면 손·발의 저림과 화끈거림 등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손·발 저림의 원인은 혈액순환 장애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매우 다양하며 대표적인 원인은 말초신경병증이다.

말초신경병증은 손, 발 등 몸 전체에 퍼져있는 말초신경계의 손상으로 우리 몸 기능에 다양한 문제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증상은 손·발의 저림, 화끈거림, 시림 등 감각 이상과 근력 저하, 떨림, 보행장애, 균형장애, 통증성 근경련 등이 있다. 하나의 신경만 손상되는 단일신경병증은 이런 증상이 팔, 다리에 부분적으로 나타나며 대표적인 예로는 손목터널증후군이 있다. 전신의 말초신경이 손상되는 다발신경병증은 증상이 양 손·발가락의 끝에서 시작해 범위가 점차 넓어지는 특징이 있고 자율신경병증 등 동반 질환으로 인해 부정맥, 위장운동장애, 대소변 장애도 나타날 수 있다.

허덕현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는 “감각 이상과 근력 저하 등 증상은 다른 신경계통 질환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어 해당 증상이 생기면 반드시 신경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증상의 심한 정도, 발생 부위, 진행 경과, 동반 증상 등을 살피고 다른 신경계통 이상을 의심할 만한 증상과 징후가 없는지 확인한 뒤 ‘근전도검사’를 통해 말초신경의 이상을 진단한다. 말초신경병증으로 진단되면 원인 질환을 밝히기 위해 혈액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한다.

대표적인 원인은 자가면역질환인 길랑바레증후군(말초신경·뇌신경에 나타나는 염증성 질환)과 만성 염증 탈수초 다발신경병증(면역 매개성으로 발생하는 다발성 신경병증 질환), 그리고 당뇨병 환자에서 많이 발생하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등이다. 그 외에도 만성신부전, 과도한 알코올 섭취, 영양 결핍, 항암제 등 약의 부작용, 전신홍반루푸스 등 자가면역질환, 유전말초신경병증 등이 있다.

원인에 따라 말초신경병증의 치료 방법은 다양하다. 자가면역질환이 원인이라면 각 질환별 원인에 따라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면역글로불린 등을 투여해 치료한다. 영양 결핍이 있으면 영양을 공급하고 약의 부작용이 있으면 원인이 되는 약을 중단한다. 당뇨, 만성신부전 등 완치가 어려운 만성질환으로 인한 말초신경병증은 원인 질환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덕현 교수는 “만성질환으로 인한 말초신경병증은 완치가 어려워 치료를 마다하는 환자가 있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더 빨리 진행되고 팔다리의 근력 저하로 인한 보행장애와 근육 마비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는 장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증상 완화를 위해 반드시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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