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도는 증시 순환매…반도체·車·여행株 다음은

美 소비자물가 발표 앞두고 테이퍼링 우려↑ 관망세 지속
빠른 韓 접종률 포스크 코로나에 주목…화장품 의류 관심
  • 등록 2021-06-10 오전 12:10:00

    수정 2021-06-10 오전 12:10:00

[이데일리 이지현 권효중 기자] 코스피가 3200 박스권에서 순환매장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글로벌 주가를 요동치게 할 수 있단 우려에 증시 자금은 업종별, 테마별로 옮겨다니며 매일 새로운 주도주를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에서는 다음 순환매 바통을 이어받을 테마 찾기에 분주하다.

여행→반도체→IT→자동차 담았다

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7%(31.65포인트) 내린 3216.18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 7일 사상 처음으로 3250선을 돌파, 약 한 달여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으나 8일부터 이날까지 이틀 연속 하락세로 마감한 것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오는 10일은 3개월에 한번 돌아오는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외국인 선물 수급의 영향으로 코스피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장 중 한때 외국인이 2000계약 가까이 순매수했으나, 오후 들어 갑자기 매물을 내놓으면서 2500계약 넘게 순매도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 대기심리에도 영향을 받고 있는 모습”이라며 “단기 수익을 위한 테마에 집중하는 모습이 나타나는 가운데 지수가 제한적인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프=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최근 부각된 호재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다. 백신 접종 3개월여 만에 1차 백신 누적 접종자수가 920만명을 넘었다. 국민의 17.9%가 1차 접종을 마친 것이다. 이대로라면 이번 주 안에 접종률이 20%대로 높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골드만삭스는 한국이 오는 4분기 내로 집단 면역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종식 이후 경상수지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백신 접종률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여행·레저 관련주였다. 지난 2일 대한항공(003490)은 6.15%, 하나투어(039130)는 4.75%, 호텔신라(008770)는 4.75% 상승 마감했다. 3일에는 하반기 반도체 시장 개선 전망에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2.48%)와 SK하이닉스(000660)(2.38%)가 상승세를 이끌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 7일에는 NAVER(035420)(네이버, 1.54%), 카카오(035720)(1.61%) 등과 같은 IT업종이 8일에는 기아(000270)(1.67%), 현대차(005380)(0.83%), 현대오토에버(307950)(2.09%) 등과 같은 자동차 관련주가 몸값을 높였다.

이번엔 어떤 종목 담을까

이날 투자자들은 다시 여행관련주로 관심을 옮겼다. 정부가 이르면 내달부터 괌, 사이판 등과 같은 여행안전 권역(트래블 버블)으로의 단체 관광을 격리 없이 재개한다고 밝히면서 항공·여행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1300원(3.98%) 오른 3만4000원에, 티웨이항공(091810)은 780원(19.24%) 상승한 4835원에, 제주항공(089590)은 5.87%(1550원) 오른 2만7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여행주도 올랐다. 하나투어는 전날보다 3.68%(3200원) 오른 9만100원에 장을 마쳤다. 모두투어(080160)(1.02%)와 레드캡투어(038390)(1.03%), 참좋은여행(094850)(3.17%) 등도 동반 상승했다. 호텔신라(008770)도 2.46% 올랐다.

투자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테마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색조 화장품 시장과 아웃도어 의류 시장의 회복에 집중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색조관련 중소형 종목이 허리띠를 졸라매며 효율화를 단행했고 흑자전환과 이익 체력 확대 등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 많아졌다”며 “대형주보다 투자 매력도가 일시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로 화장품 카테고리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부분이 바로 색조다. 향후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시 보복소비와 맞물려 강도 높은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의류 브랜드에서는 MZ세대들의 아웃도어 및 스포츠 부문 성장이 코로나19 정상화 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반도체와 자동차 등과 같은 대형주에 여전히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가총액 12위 기업들의 시총 비중이 5월 말 기준 48%에 육박한다”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강한 주가상승으로 가격부담이 커진 것도 사실이지만, 글로벌 동종업계 그룹과 비교하면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의 밸류가 낮게 형성됐다. 현재 상승이 끝나지 않는다면 주도섹터 비중을 유지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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