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는 ‘아파트 경비원입니다. 5년 넘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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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는 1500세대 규모로, 무인경비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경비원이 동별로 상주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내 통합상황실에서 근무자 3~4명이 근무하는 형태다.
A씨는 “민원이 동시에 발생하거나 세대 방문을 해야 할 땐 순서에 따라 최대한 처리를 해 드리려고 하지만 3~4명이 1500세대를 소화하기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입주민의 괴롭힘은 5년 전 시작됐다. A씨는 “차가 막고 있어 나가기가 어렵다는 한 입주민의 민원이 들어왔고, 차 한 대만 이동하면 될 것 같아 차주 B씨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차를 이동시켰다”고 설명했다.
A씨가 조사한 결과 이날 주차장에는 방문객 차량 일부와 입주민이지만 미처 차량을 등록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후 B씨의 집요한 괴롭힘은 시작됐다.
A씨는 “B씨는 그 이후부터 틈만 나면 술은 먹은 후 밤낮 가리지 않고 전화해 ‘주민스티커 붙이지 않은 차량은 다 빼라’, ‘견인을 하든 뭐든 하든 무조건 빼라’라고 강요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차량 앞에 이중주차된 차가 있으면 전화를 걸어 ‘당장 차 빼라. 그럼 나도 입구 막을 거다’ 등 매번 똑같은 말을 반복하면서 괴롭히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는 “저희는 주민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입장이라 그런 점을 악용하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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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참다못해 업무방해로 B씨를 경찰에 신고한 적도 있지만, B씨는 ‘갑질로 인한 벌금 1000만 원을 낼 테니 끝까지 해보자’며 날이 갈수록 괴롭히는 방법이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괴롭힘은 점점 더 심해졌고, B씨 때문에 그만둔 경비원만 10명이 넘는다고 A씨는 주장했다. 그는 “전화를 받고 나면 며칠 동안 잠도 못 자고, 또 언제 전화를 해 괴롭힐지 불안에 떨고 있다”고 고백했다.
A씨는 “(B씨) 본인 입으로 앞으로 계속 경비원들을 괴롭히겠다고 하는데, 당하고 있어야 하는 점이 너무 참담하다”며 “온갖 방법을 다 써봐도 벗어날 방법이 없는데 어떡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공동주택 관리규약에 경비원 등 근로자에 대한 괴롭힘 금지 사항을 반영한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1월5일 공포·시행하고 있다. 해당 개정안에는 경비원에 대한 업무 외 부당한 지시나 명령을 금지하고 있고 괴롭힌 금지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