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中 '싼샤댐 붕괴설'에 제주도가 긴장하는 이유

中 기록적 폭우, 양쯔강 대홍수 우려 커져
싼샤댐 최고 수위 10m 남기자 붕괴·원전타격설
'역대급' 흙탕물 방류에 한국 바다 생태계 위협
  • 등록 2020-07-26 오전 12:05:00

    수정 2020-07-26 오전 9:41:20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휘어졌다, 붕괴한다, 달아나라…최근 세계 최대 수력발전댐인 싼샤(三峽)댐을 둘러싼 이야기다.

사진=후베일보 웨이보
싼샤댐은 높이 185m, 길이 2309m, 너비 135m로 세계 최대 규모다. 저수량도 약 390억t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소양강댐보다 저수량 규모가 14배 많다.

나일강과 아마존강에 이어 세 번째로 긴 양쯔강(長江)에 자리잡은 산샤댐은 1994년 착공해 2009년에 완공됐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이부으면서 ‘만리장성 이후 최대의 토목공사’라 불렸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중국 남부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자 홍수 통제 수위(145m)를 약 20m 넘겨 164m까지 치솟았다. 댐이 감당할 수 있는 최고 수위(175m) 11m 밑으로 물이 차오른 것이다. 급기야 최고 제방높이(181m)에 근접하면서 댐의 홍수 조절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댐 붕괴시 대홍수 넘어 원전 타격 우려

중국 당국은 ‘100만년 만에 한 번 닥칠 수 있는 홍수가 발생해도 끄떡없다’며 댐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왔다. 그러나 흉흉한 분위기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는지, 중국 연구원이 댐 아래 지역은 당장 대피하라고 경고했다는 낭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돌았다.

정말 댐이 붕괴한다면 인근 지역은 물론 난징과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들은 재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 지역에는 원자력발전소도 있어 해당 시설까지 피해를 입는다면 그 영향은 상상을 초월할 전망이다.

싼샤댐의 붕괴는 불안감에서 나온 기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싼샤댐 붕괴설은 중국을 넘어 서해와 제주도에 끼치는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붕괴설까지 나온 지금, 강과 댐의 수위를 낮추기 위해 엄청난 양의 흙탕물이 아래로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MBC ‘엠빅뉴스’ 영상 화면


붕괴 막으려 쏟아낸 흙탕물은 제주도로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홍수가 시작한 지난 6월부터 양쯔강의 유출량은 크게 늘어났다. 이달 중순에는 2003년 관측 이래 최고치를 찍었다. 1초당 8만2000여t의 물을 방류, 평년 수량의 2배에 이른다.

지난 10일 제주해양수산연구원은 중국 양쯔강 유출수량이 평년보다 50% 이상 증가하고 있어 유입 감시체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집중호우가 발생해 양쯔강 유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제주 바다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양쯔강에서 흘러온 흙탕물이 약 한 달 후 제주도 연안까지 도착하면 강물과 바다가 섞여 염분이 비교적 낮은 저염분수가 된다. 저염분수는 어패류 등 해양생물을 폐사하게 하고 햇빛을 받으면 쉽게 가열돼 수온을 높인다. 이것이 곧 양식장 어류의 폐사와 생태계 위협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해양수산연구원은 고수온 저염분수 유입대비 비상상황을 대비해 서남부 50마일 해역 광역 사전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제주도도 최근 탐사로봇을 동원해, 염분과 수온 변화를 보다 면밀히 측정하는 등 감시 체계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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