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등 노리는 시멘트업계…환경부담금 어쩌나

실적회복 ''뇌관'' 우려 커
SOC투자에 대규모 건설사업 영향
쌍용양회 등 1분기 수익성 개선
''지역자원시설세'' 통과땐 세폭탄 걱정
  • 등록 2019-05-29 오전 6:00:00

    수정 2019-05-29 오전 6:00:00

쌍용양회공업 영월공장 전경 (사진=쌍용양회공업 제공)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시멘트업계가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내놨다. 건설경기 등 전방산업 침체라는 부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환경 규제로 인한 세금 부담은 향후 실적 회복에 있어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 공급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업계 1위 쌍용양회(003410)공업의 올 1분기 매출액은 3369억원으로 전년 동기 3041억원보다 10.7% 증가했다. 매출액이 늘면서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9.1%와 11.3% 늘어난 215억원과 135억원을 올리는 등 수익성을 개선했다.

아세아시멘트(183190)는 올 1분기 1769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며 전년 1607억원보다 10.0%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영업손실은 64억 4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38억원 손실과 비교해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성신양회(004980) 역시 같은 기간 매출액이 전년보다 14.9% 증가한 153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70억 2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46억원 손실과 비교해 큰 폭으로 개선됐다.

한일현대시멘트(006390)는 매출액이 전년 637억원에서 25.3% 증가한 799억원을 기록했다. 7개 주요 시멘트사 중 가장 증가폭이 컸다. 한일현대시멘트 관계자는 “1분기 물량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고 단가도 올라가면서 매출액 상승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라(014790)시멘트도 매출액이 늘면서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폭을 크게 줄였다.

삼표시멘트(038500)는 주요 시멘트 업체 중 유일하게 매출액이 줄었다. 삼표시멘트의 1분기 매출액은 1293억원으로 전년 1327억원보다 2.6% 감소했다. 삼표시멘트 관계자는 “최근 운송선을 잇달아 확충하는 등 물류 문제를 해결하면서 올 2분기 이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멘트업계가 건설경기 침체 등에도 불구하고 예상 밖 호실적을 거둔 것은 SOC(사회간접자본) 투자와 재건축,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등이 이유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단가가 정상화하고 예상보다 물량이 많이 나가면서 전년과 비교해 실적이 개선됐다”며 “정부가 3기 신도시와 함께 SOC 투자를 밝힌 것 또한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시멘트 업체들은 올 2분기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환경 규제로 인한 세금 부담은 실적 회복 흐름에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국회에 계류 중인 ‘지역자원시설세’는 말 그대로 ‘세금 폭탄’ 수준이다. 지역자원시설세란 공장이 있는 지역에 시멘트 생산 1톤당 세금 1000원을 물리는 지방세에 해당한다. 업계는 생산량에 따라 연간 약 500억원의 세금이 업계에 부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부담 중인 탄소배출권 구매비용과 내년부터 내야하는 질소산화물 부담금까지 합할 경우 업계는 환경규제로 인해 3중 과세를 적용받는 셈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예비타당성 면제나 3기 신도시에 기대를 걸지만 아마 내년 하반기는 돼야 이런 호재들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듯하다”며 “오히려 환경 규제로 인한 부담금이 심해지는 상황이 실적에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자원시설세까지 더해진다면 업체들로서는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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