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심으로 만드는 보육정책…`아이 넷 엄마` 현수엽 복지부 과장

복지부 `출산의 여왕` 현수엽 보육정책과장 인터뷰
공직 20년차…"보육의 질 높이는 건 정책보단 엄마"
최저임금 인상에 보육비 지원예산 늘리는데 `분주`
"어린이집 교사 업무환경 개선으로 보육 질 높일 것"
  • 등록 2019-05-15 오전 6:13:00

    수정 2019-05-15 오전 6:13:00

현수협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과장


[세종=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해마다 반복되는 보육대란. 그 때마다 엄마의 입장에서, 엄마들의 필요와 가려운 곳을 잘 아는 공무원들이 직접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미 자녀를 모두 키워낸 육아 졸업자나 육아와는 거리가 있는 아빠 입장이 아닌 엄마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보육정책을 만들면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지난 2월 보건복지부에서 육아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에 부처 내 `출산의 여왕`이 부임하면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현수엽(46) 복지부 보육정책과장으로, 그는 초등학교 1·6학년, 고등학교 1·3학년 등 `윤·민·현·준` 네 아이의 엄마다. 지난 1999년 행시 42회로 공직에 입문한 이후 보험약재과장, 응급의료과장, 한의약정책과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올해로 공직 입문 20년차다.

공무원이라 육아휴직을 충분히 썼겠지 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만난 현 과장은 “넷째 낳을 때 석 달 출산휴가가 제 휴직의 전부”라고 고백했다. 첫째 때는 눈치가 보여서, 나중에는 육아보다 일이 더 잘 맞아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출산휴가 외에 육아휴직 한 번 써보지 못했다. 네 아이 육아는 시어머니와 어린이집 선생님 손을 빌려야 했다. “딸아이 셋이 집 앞에 있는 상가 2층 어린이집을 다녔어요. 첫째 둘째는 엄마가 갑(甲)이었는데, 셋째 때는 무상보육이 이뤄지며 아이들이 쏟아져 나오다 보니 엄마가 을이 되더라”며 웃었다. 무상보육 이후 모두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어린이집에 줄을 섰다. 입소 대기자가 늘며 부모에게 있던 어린이집 선택권이 사라지게 된 것.

“(어린이집에서) `네가 싫으면 딴 데 가던지`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보육의 질이 떨어지고 만다”며 현 과장은 정책을 아무리 견고하게 만들어도 보육의 질을 높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린이집에서 엄마들을 무서워하는 것만큼 가장 강력한 힘은 없는 것 같다”고도 했다.

두 달여가 흐르는 그의 동안 입술은 부르트고 코밑도 헐었다. 전국 3만8000개 어린이집, 150만명 어린이 보육 정책을 총괄하다 보니 온갖 민원도 그녀에게로 쏠리고 있는 것.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여파가 어린이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최저임금이 오른 만큼 보육비 지원금도 함께 늘어났어야 했는데 예산에 반영되지 않아 민원이 쏟아졌다”며 예산을 쥐고 있는 기재부를 설득하고 정책도 바꿔나가며 하나하나 엉킨 실타래를 풀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정책은 세밀하게 세부지침으로 정리해 일선에 알리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몸은 지쳐 보였지만 눈은 반짝였다. 현 과장은 “보육의 목적은 여성의 사회경제활동 장려에 있다”며 “엄마들이 안심하고 사회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보육의 질이 담보되도록 인력과 재원 투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어린이집 교사 업무 환경을 개선한다면 보육의 질도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인 만큼 선생님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업무 환경의 질을 높여나가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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