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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논현동 인바디 본사에서 만난 이 회사 차기철(60) 대표는 “인바디가 체성분 분석기 시장에서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며 “이미 일본과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안착한 전문가용 체성분 분석기에 이어 가정용 제품군 라인업을 확대해갈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예전에는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인 체질량지수(BMI)를 비만도로 많이 활용했다. 하지만 이는 같은 값이라 해도 운동량에 따라 근육·지방량이 다르게 나타나는 등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최근에는 발바닥이 그려진 발판 위에 올라가 양 손으로 막대를 잡고 1분 정도 서 있으면 몸의 각 부위별 지방·근육·수분량을 측정하는 기계가 등장했다. 통상 ‘인바디’로 불리는 체성분 분석기가 그것이다. 인바디는 검사방법이나 기계 이름이 아니라 기계 브랜드명이다. 하지만 워낙 널리 알려지다 보니 브랜드 자체가 보통명사화됐다. 일본과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도 체성분 측정을 ‘인바디 체크’라고 부를 정도다.
차 대표는 하버드 의대로 옮겨 박사과정을 마친 후 1995년 한국으로 돌아와 체성분 분석기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그는 선 자세로 측정하는 방법을 생각했다. 누워서 재는 방법은 자세에 따라 수분이 한쪽으로 쏠리기 때문이었다. 특히 기존 제품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측정 부위가 8곳인 ‘8점식’ 전극법을 고안했다. 기존 제품은 발바닥 네 군데에서만 측정하는 4점식이었다. 차 대표는 “누운 자세로 측정할 경우 하체 측정 값을 가지고 상체를 추정하는 방식이라 정확도가 떨어졌다”며 “발바닥 네 군데에 더해 양 손에 두 군데씩 전극을 추가해 8점식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비유하자면 우리 몸을 물이 담긴 통 하나로 보느냐, 몸통·두 팔·두 다리 등 통 5개로 나눠 보느냐 차이다. 그는 “몸통과 다리, 팔의 굵기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각 세분화해 정확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또 경쟁품이 50㎑ 단일 주파수 전류만 흘려보내는 대신 인바디는 1∼1000㎑ 등 다양한 주파수를 활용해 체수분·체지방·세포 내외부 수분을 정밀하게 측정한다. 차 대표는 창업 1년 만인 1996년에 첫 체성분 분석기 제품을 출시했다. 체성분 측정 정확도가 한층 높아진 이 제품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먼저 알아봤다. 인바디를 활용한 연구논문은 지금까지 1000편 이상 발표됐다. 이중 약 600편은 해외학술지에 실렸다.
인바디는 미국 FDA와 유럽 CE, 일본 JPAL 등 선진국 인증을 모두 받았다. 이 회사는 현재 미국·일본·중국·말레이시아·인도·유럽 등에 설립한 자회사들을 통해 전 세계 80개국 이상에 관련 제품을 수출한다. 전체 매출 중 70% 이상을 수출로 벌어들인다. 일본에서는 전문가용 체성분분석기 시장 90% 이상을 장악했다. 인바디가 글로벌 체성분 분석기 시장에서 사실상 ‘보통명사’가 되면서 회사 이름을 바이오스페이스에서 2014년에 아예 인바디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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