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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최저임금이 인상된 후에는 지금처럼 하루 6시간씩 주 5일(최소 20일)로 똑같이 일하더라도 무려 12만7200원(최저임금 기준/기타 수당 제외)을 더 받을 수 있다”면서 “월급이 오르면 지금보다 생활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그러나 김씨의 기대감도 잠시,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알바에서 잘릴 수도 있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최저임금 인상 소식과 함께 인건비 지출에 부담을 느낀 점주들이 알바생 감축을 시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이다. 김씨가 일하는 커피숍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사장님이 임대료에 부가적인 지출 비용도 높은 상황에 인건비 부담까지 더해졌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시행되면 같은 시간에 근무하던 알바생 7명 중 3명을 자르겠다고 말했어요. 구조조정에 포함되지 않은 알바 동료들은 일이 더 힘들어지겠다며 투덜대지만, 사실 배부른 소리 아닌가요? 다른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라 새로운 알바 자리도 찾기 어려워졌는데, 교재비에 생활비까지 부모님께 계속해서 손 벌리는 것도 죄송스럽고 너무 막막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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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결정으로 문재인 정부의 주요 일자리 공약 중 하나였던 ‘최저임금 1만원’에 한층 가까워졌다. 알바생의 최소 생활권을 보장하라며 수년째 ‘최저임금 1만원 보장’을 외치던 알바노조 역시 아직 만족할 만한 수치는 아니지만,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화색을 보이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에 직격탄을 맞는 소상공인이 벌써부터 한숨이 깊어진 탓에, 알바생 역시 크고 작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실제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 발표에 벌써부터 다음연도 알바생 인원 감축 및 근로시간의 조정 등을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프랜차이즈 점주들의 경우 “순수익을 따져보면 알바생보다 내 인건비가 낮을 수도 있겠다”며 “이 상태라면 차라리 사업을 접고 내가 알바를 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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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리안 ‘@zam****’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알바를 안 쓰는 점주도 생기겠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트위터리안 ‘@gin****’ 역시 “의도하지 않았던, 의도하였던 간에 최저임금 인상 시작으로 자영업자 구조조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 같은 슬픈 예감이 든다”고 예측했다.
일자리 문제의 근본적인 대책이 최저임금의 무조건적인 인상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단순히 노동자와 사장간의 문제로 해결될 일은 아니라는 의견도 잇따랐다.
‘@jaby****’은 최저임금 인상에 동의한다는 견해를 밝히면서도 “임대료 등을 올리지 못하게 하는 등의 어느 정도의 제재가 있는 상황에서 인상이 진행돼야 하는데, 다른 물가는 잡지 못한 채 임금만 올리게 되면 결국에는 물가가 더 오르는 일이 발생할 것 같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Parkla****’ 역시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알바생에게 월급을 주고 나면 자기 인건비도 못 건진다고 하기 전에 본사 측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맹비 인하 등을 요구하는 것이 우선 아니냐”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중소기업중앙회 측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2018년 기업의 추가부담액은 15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지급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뤄졌다”며 “과도한 인건비 부담으로 지급능력 한계를 벗어난 영세기업들이 범법자로 내몰릴 상황인 만큼 보다 실질적인 정책이 뒷받침 되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안을 발표한 즉시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지원방안을 내놓고 3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 인건비 인상에 따른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16.4%에서 최근 5년 평균 인상률인 7.4%를 초과한 부분을 정부 재정으로 지정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세금으로 공무원 채용을 늘리더니, 이제는 최저임금까지 세금으로 메꾸고 있다”면서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계속해서 세금을 사용한다면 결국은 국민들의 부담만 가중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