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BMS제약은 이달부터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를 공동 판매한다. BMS는 종합병원을 공략하고 녹십자는 의원급 의료기관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바라크루드 시장에서는 보령제약(003850)이 다시 들어온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보령제약은 바라크루드의 특허가 만료되면 복제약(제네릭) ‘헤크루’를 발매할 계획이다. 과거 직접 팔았던 바라크루드의 시장을 잠식하기 위한 영업경쟁이 시작되는 셈이다.
전문의약품 뿐만 아니라 일반의약품, 의료기기 등 대형 제품 판권의 주인이 바뀌면서 제약사들의 영업전략도 자주 바뀌고 있다.
일동제약은 간판 제품의 판권 이전으로 매출 공백이 불가피해지자 수소문 끝에 원바이오젠이 만든 ‘메디터치’를 확보했다. 일동제약은 약국과 대형마트 등을 중심으로 메디폼을 메디터치로 대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과거 메디폼 광고모델이었던 배우 김유정을 메디터치 모델로 기용하며 ‘메디폼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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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0년 제네릭의 무더기 진입으로 가나톤의 매출은 100억원 미만으로 쪼그라들었고 급기야 올해 초 판권 계약 종료와 함께 애보트가 직접 가나톤을 팔기로 했다. JW중외제약은 가나톤의 제품명을 ‘가나칸’으로 바꾸고 시장을 공략하는 도전자 위치가 됐다.
한독(002390)은 지난 8월 미쯔비시다나베로부터 도입한 당뇨치료제 ‘테넬리아’를 발매했다. 테넬리아는 인슐린 분비 호르몬 분해효소(DPP-4)를 저해하는 작용기전을 갖는 약물이다. 당초 한독은 테넬리아와 같은 계열 약물인 노바티스의 ‘가브스’를 판매해왔다.
한미약품(128940)은 지난 2009년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흡입용 천식약 ‘세레타이드’를 도입, 판매하다 1년만에 판권을 되돌려준 경험이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국내업체 중 최초로 세레타이드의 제네릭을 만들어내는데 성공, 세레타이드 저격에 나섰다.
사실 판권을 회수당한 업체들은 기존에 시장 확대에 대한 공로마저 박탈당했다는 이유로 억울하다는 하소연도 내놓는다. 하지만 개별 기업들의 계약에 따른 현상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삼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실제로 지난 2011년 한올바이오파마(009420)는 8년간 팔았던 수액제 판권을 원 개발사 박스터가 회수하자 “재계약 거절이 부당하다”고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한올바이오파마는 계약기간 동안 영업조직을 신설하고 막대한 영업비용을 투입했다는 점을 판권 유지의 이유로 제시했지만 법원은 “한올의 수익증가를 위한 사업적 판단이다”고 일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의약품 시장 환경이 열악해지고 시장성 높은 의약품을 장착하기 점차 어렵기 때문에 우수 의약품을 개발하는 제약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판권 계약이 맺어지는 추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