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54.27포인트, 0.35% 하락한 1만5413.39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22.49포인트, 0.57% 떨어진 3907.07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8.29포인트, 0.47% 낮은 1746.38을 기록했다.
중국에서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 정책이 중단되면서 은행간 대출 금리가 급등하고 대형 은행들의 대손 충당금 급증에 따른 부담으로 중국 증시에서 차익매물이 빠르게 늘어난 것도 부담이 됐다. 이런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달부터 은행권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평가)를 실시하며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파산이 필요한 은행들을 파산 처리하는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심리를 냉각시켰다.
미국에서는 개장전 보잉과 일라이릴리 등의 실적이 양호했지만, 세계 최대 중장비 업체인 캐터필러의 실적 악화와 연간 이익 전망 하향 조정이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또 8월 수입물가가 두 달째 상승했지만, 상승세가 줄어들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낮았고 전국 집값도 19개월째 올랐지만 상승률은 둔화됐다.
그나마 유럽쪽에서 경제지표가 잇달아 개선됐지만 큰 호재가 되진 못했다. 스페인이 2년만에 플러스 성장을 회복하며 긴 침체기에서 벗어났고 영국도 하반기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유로존 소비자 경기신뢰지수도 2년 3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대부분 업종들이 하락한 가운데 에너지와 소재 관련주가 약세를 이끌었다. 그나마 방어주인 유틸리티주와 소비재 관련주가 견조한 편이었다.
실적 악화의 주범이었던 캐터필러는 6%가 넘는 급락세를 연출했다. 이로 인해 장 마감 이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AT&T와 아카마이, 이트레이드 등도 우려감에 동반 하락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실적이 좋았던 보잉 주가는 5.34% 급등했고, 전날 새로운 ‘아이패드 에어’ 등을 선보였던 애플은 에버코어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칼 아이칸이 팀 쿡 최고경영자(CEO)에게 서한을 전달한 덕에 주가가 1% 가까이 올랐다. 넷플릭스도 전날 급락세를 딛고 2.39% 반등에 성공했다.
또한 세이프웨이는 서버러스캐피탈 등 일부 바이아웃 펀드들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8% 이상 치솟았다. 코닝도 LCD 글래스 조인트 벤처를 통해 삼성디스플레이에 10년간 공급하기로 계약했다는 소식에 14% 이상 올랐다.
◇ 드라기 “‘재무평가 부적절’ 은행들, 과감히 파산처리”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달부터 실시하는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평가)를 앞두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평가에서 탈락하고도 자본을 확충하지 못하는 은행들을 단호하게 파산 처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블룸버그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의 신뢰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탈락하는 은행들은 파산으로 가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파산 처리돼야할 은행들이 있다면 파산으로 가야할 것이며 이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관한 한 어떤 의문점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번 테스트 결과 자본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는 은행들에 대해서는 각국 정부들이 이를 메워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테스트는 유로존 은행들의 건전성과 재무제표의 질(質)에 대한 민간부문의 신뢰 회복 또는 강화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는 만큼 충분히 믿을 만하다”며 “이번 테스트 이후 민간부문의 자금이 다시 유로존 은행권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 캐나다, 성장전망 하향..“금리인상 검토 안한다”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또다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또한 올해부터 2015년까지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낮은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1년반 동안 지속해온 기준금리 인상 논의를 완전히 중단하기로 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1.0%로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2011년 9월부터 25개월 연속으로 현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특히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정책 성명서상에서 명시해온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라는 문구를 18개월만에 처음으로 누락시킴으로써 향후 기준금리 인상 또는 긴축정책으로서의 선회 가능성을 크게 낮췄다.
이어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경제 성장세가 회복돼 생산이 완전 가동률 수준으로 높아지고 인플레이션이 2% 목표 위까지 상승하는 일은 2015년말까지 힘들 것 같다”며 앞선 7월 전망보다 6개월 정도 더 늦췄다.
이같은 정책 선회는 캐나다 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저조한 가운데 인플레이션도 좀처럼 반등할 조짐을 보이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 캐나다 중앙은행은 올해 캐나다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하고 내년 전망치도 2.2%에서 1.9%로, 2015년 전망치는 2.1%에서 2.0%로 각각 낮췄다. 처음으로 공개한 2016년 전망치는 1.9%로 제시했다. 또한 조만간 발표될 3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 역시 종전 3.8%에서 1.8%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4분기 전망치도 2.5%에서 2.3%로 낮춰 잡았다.
◇ 美 국채금리, 석달래 최저..지표부진+QE동결 기대
미국 국채금리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국채가격 상승).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가 연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10년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일대비 1.5bp(0.015%포인트) 하락한 2.499%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7월 중순 이후 석 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한 30년만기 국채금리도 1bp 하락해 3.603%를 기록하고 있고 5년만기 국채금리도 1.5bp 떨어진 1.270%를 기록 중이다.
지난 9월 노동부 비농업 취업자수가 14만8000명에 그치며 시장 전망치에 크게 못미치면서 연내 양적완화 규모 축소가 물건너 갔다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내년 3월쯤부터야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 美 수입물가 두달째 상승..집값도 19개월째 올라
미 노동부는 지난 9월 미국 수입물가가 전월대비 0.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앞선 지난 8월 상승률과 시장 전망치인 0.2%와 같은 수준이었다. 8월 상승률은 종전 보합에서 0.2% 상승으로 상향 조정됐다. 반면 9월 수입물가는 전년동월대비로는 1.0% 하락했다.
석유제품 가격이 0.8% 상승하며 앞선 8월의 1.9% 상승에 이어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석유류를 제외한 수입물가는 전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또 전년동월대비로는 1.0% 하락해 2009년 11월 이후 3년 10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또한 연방주택금융청(FHFA)는 지난 8월중 전국 평균 집값이 전월대비 0.3% 상승(계절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7월의 0.8%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다소 줄어든 것이지만, 집값 상승세는 이로써 19개월 연속으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전년동월대비로도 집값은 8.5% 상승했다.
◇ 캐터필러, 어닝쇼크..보잉-일라이릴리는 실적호조
세계 최대 건설 및 자원개발 장비업체인 캐터필러의 올 3분기(7~9월) 일회성 경비를 제외한 조정 순이익은 주당 1.45달러로, 전년동기의 2.54달러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또한 주당 1.66달러였던 시장 전망치에도 못미쳤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34억2000만달러로, 전년동기의 164억달러는 물론이고 143억2000만달러였던 시장 전망치에도 역시 못미쳤다.
이에 따라 캐터필러는 올 회계연도 연간 조정 순이익과 매출액 전망치를 각각 주당 5.50달러와 550억달러로 전망해 지난 7월의 전망치인 주당 6.50달러와 560억달러보다 하향 조정했다. 특히 이는 시장에서 전망하고 있는 주당 6.19달러의 순이익 전망치와 568억달러인 매출액 전망치를 모두 밑도는 수준이다.
반면 미국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의 올 3분기(7~9월) 순이익이 12억달러, 주당 1.5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10억달러, 주당 1.35달러보다 12%나 증가한 것이다. 또한 연금과 은퇴 비용 등 일회성 경비를 제외한 조정 순이익은 주당 1.80달러로, 전년동기의 1.55달러보다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주당 1.51달러였던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보잉측은 올 회계연도 연간 조정 순이익 전망치를 주당 5.40~5.55달러로 제시하며 종전 전망치인 5.10~5.30달러를 상향 조정했다.
또 미국 대형 제약회사인 일라이릴리의 올 3분기(7~9월) 순이익이 12억달러, 주당 1.1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13억3000만달러, 주당 1.18달러에 비해 9.3% 감소한 것이지만, 시장에서 예상했던 주당 1.04달러는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