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이달초 대한항공(003490)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한국기업평가가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항공업의 특성상 부채비율은 다른 산업보다 높다. 항공기를 일단 들여 온 뒤 여객과 화물 운송 영업을 해가면서 도입 비용을 점차 만회해 가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최근 부채비율 상승세는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매우 가팔랐다.
지난 2010년 말 현재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510.6%, 아시아나는 584.6%였다. 그러던 것이 지난 2011년 대한항공 708.6%, 아시아나 567.3%로 역전됐고, 올 1분기 말에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800%에 육박한 반면, 아시아나는 여전히 500%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1년 결산시 IFRS(국제회계기준)을 도입했는데 이 때 부채비율이 200%포인트 치솟았다.종전 회계기준(K-GAAP)에서는 30% 정도는 부채로, 70% 정도는 자기자본으로 인식했던 마일리지가 전부 부채로 계상된 탓이다.
대한항공은 또 지난 2011년 대당 4400억원에 이르는 A380 항공기 5대를 도입하면서 2조6000억원을 차입했다. 대한항공은 항공기를 운용하면서 금융리스 방식을 쓰고 있는데 이는 회사가 실제 구입한 것과 마찬가지로 부채로 재무상태에 반영된다. 실적이 악화된 탓에 상당 부분이 부채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했다.
대한항공은 올들어 지난 1분기 123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2분기에도 영업적자 규모가 수백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요인이 신용평가회사들이 앞으로 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한 요인의 전부가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달 28일 회계기준상 전액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2100억원 발행했지만 등급 전망 하향을 막지 못했다. 안영복 나이스신평 기업평가3실장은 “대한항공의 1분기 말 부채는 20조5000억원 규모로 영구채 발행에도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을 개선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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