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26.79포인트, 0.84% 하락한 1만4995.23으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는 올들어 첫 사흘 연속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36.52포인트, 1.06% 떨어진 3400.43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13.60포인트, 0.84% 낮은 1612.53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유로존 산업생산은 시장 예상을 깨고 증가세를 보이며 유로존 경기 침체가 끝날 것이라는 기대를 높여줬다. 또 영국의 지난달 실업자수도 예상보다 큰 폭으로 줄어 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연준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우려와 전날 일본은행(BOJ)에 대한 실망감 속에 독일 헌법재판소가 발표할 예정인 ECB의 국채매입 프로그램의 위법성 여부에 대한 판결 등을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졌다.
또 달러화가 엔화대비 95엔대까지 하락하는 가운데 그리스 정부가 공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공영 방송사인 ERT를 잠정 폐쇄한데 대해 노조와 언론계, 정계 등의 반발이 커지며 정국 불안 우려도 커졌다.
모든 업종들이 하락한 가운데 특히 소비재관련주와 금융, 유틸리티 관련주 등이 부진한 모습이었다.
휴렛-패커드(HP)가 멕 휘트먼 최고경영자(CEO)의 내년 매출 성장 전망에 3% 가까이 상승했고, 한국의 SK하이닉스와 특허소송 합의를 이뤘다는 소식에 램버스도 6.48% 급등했다. 건설업체인 레너도 투자의견 상향 조정 덕에 주가가 2% 이상 상승했다.
또 이날 증시에서 데뷔식을 치른 기가몬은 30% 이상 급등했다. 제약업체 화이자도 경쟁사인 테바파마큐티컬스와 선 파마큐티컬 인더스트리가 특허 침해 소송 합의금으로 21억5000만달러를 지급할 것으로 알려진 덕에 강세를 보였다.
반면 애플은 회사채 투자자들이 한 달반만에 9% 이상의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주가도 1% 이상 하락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장 마감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H&R블락과 멘스 웨어하우스는 우려감에 동반 하락했다.
◇ 폴 라이언 “美 채무위기 위험..재정 낙관론 안돼”
미국 하원 예산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공화당 폴 라이언(위스콘신주) 의원이 “미국은 언제 채무위기를 맞을지 모른다”며 최근 재정적자 개선에 따른 낙관론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가에서 ‘오바마 저격수’로 불리는 라이언 의원은 이날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세금, 예산 및 헬스케어정책 세미나에서 “일회성 요인 덕에 재정과 관련해 일부 개선된 소식들이 있었지만, 이는 결코 미국이 부채를 삭감하는 노력을 늦춰도 되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사람들은 재정과 관련된 호재에 대해서만 얘기하고 있고 모든 것은 훨씬 더 좋아졌다고들 한다”면서 “그러나 실제로는 소득세율이 연초 인상되면서 1분기에 세수가 늘어났고 이런 세부담 인상과 함께 부동산 경기 호조로 국책 모기지업체인 프레디맥과 페니메이의 대정부 채무 상환이 늘어나면서 정부 세수가 더 좋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발언을 감안할 때 라이언 의원은 앞으로 미국 정부와 예정된 정부 부채한도 상한을 증액하고 내년 예산안 관련 협상에서 메디케어 비용 절감 등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 美 재정적자, 소폭 확대..누적으론 개선세 유지
지난달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수지 적자규모가 전월보다 늘어났다. 그러나 시장 예상치보다는 양호했고, 올 회계연도 누적으로는 여전히 적자 개선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 재무부는 이날 지난 5월중 미국 정부의 재정수지 적자규모가 전년동월대비 11% 증가한 1387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4월의 1246억달러보다 늘어난 것이지만, 1390억달러인 시장 전망치보다는 적었다. 정부의 재정지출은 3360억달러였던 반면 세수는 1970억달러를 기록했다. 세수가 9.1% 증가한 반면 재정지출이 이보다 더 큰 10%의 증가율을 보인 것이 수지 악화에 한 몫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시작된 올 회계연도 8개월간 누적 재정수지 적자규모는 총 6263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8445억달러에 비해 26%나 줄었다.
토마스 사이먼스 제프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재정여건이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미국 재정의 큰 그림은 지속 가능한 수준까지 이르기 위해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의 등급 전망 상향 조정의 효과도 단기적으로 의회의 적자 감축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 ‘공기업 구조조정’ 그리스, 공영방송 잠정폐쇄 파문
재정긴축 노력의 일환으로 공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그리스 정부가 공영 방송국인 헬레닉방송(ERT)을 잠정 폐쇄했다. 그리스 정부는 ERT에 대해 임시 휴업조치를 내리고 이날 오전부터 모든 공영 TV와 라디오 방송을 중단시켰다. 또 기자를 비롯한 ERT 직원 2500명에 대한 정리해고도 단행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기자들은 아테네에 있는 본사 건물에 남아 인터넷TV를 통해 뉴스 생방송을 진행했고, 노조측은 공영 방송이 재정긴축 조치의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하며 방송국 점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리스 시민 수천명은 ERT 방송국 외부에 모여 정부의 폐쇄 조치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를 벌였고, 그리스 언론노조 역시 24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또한 그리스 제1야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당수도 ERT 기자들의 인터넷TV 방송에 출연, “정부의 방송사 폐쇄 조치는 불법적인 일”이라며 정부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이에 대해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유럽투자은행(EIB)이 개최한 행사에 참석, “ERT 방송을 폐쇄하기로 한 조치는 구조조정을 통해 더 나은 기관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결정”이라며 “이는 일시적이며 새로운 공영 방송사를 만들 것”이라고 해명했다.
◇ 핌코 ‘토탈리턴펀드’, 채권 줄이고 현금 늘렸다
올들어 고전하고 있는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플래그쉽 펀드인 ‘토탈리턴펀드(Total Return Fund)가 채권 비중을 줄이고 단기자금 비중을 크게 늘렸다.
핌코의 설립자이자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고 있는 빌 그로스가 운용하는 ’토탈리턴펀드‘는 이날 공시한 운용 보고서를 통해 5월말 현재 펀드내 미 국채 보유비중이 37%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4월말 39%까지 늘어난 비중을 다시 줄인 것이다. 또 투자적격등급인 미국 회사채는 물론이고 미국 이외 지역 선진국들의 회사채와 이머징마켓 국가들의 국채 등에 대한 투자도 모두 줄였다.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우려로 글로벌 채권금리가 동반 상승세를 보이자 금리에 대한 리스크 노출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자산규모만 2852억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펀드인 ‘토탈리턴펀드’는 지난 4월 미 국채 보유비중을 크게 늘렸다가 지난달 마이너스(-) 1.9%의 수익률을 기록해 지난 2008년 9월 이후 무려 4년 8개월만에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그로스 CIO는 이처럼 펀드내 채권 비중을 줄이는 대신 시장 상황을 관망하려는 듯 머니마켓펀드(MMF)와 현금성 자산 비중을 종전 -8%에서 제로(0) 수준으로 크게 높여놓았다.
◇ 유로존 산업생산 예상밖 증가..英 실업자 큰폭 감소
유로존 통계당국은 이날 지난 4월중 유로존 17개 회원국의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3월의 0.9% 증가에 이어 두 달째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특히 0.2% 감소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부문별로는 에너지 생산이 전월보다 1.5% 감소하며 4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또 자동차와 냉장고 등을 포함한 내구재 생산 역시 2.7% 감소하며 3월의 1.7% 증가에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만 전년동기대비 4월 유로존의 산업생산은 0.6% 감소했다. 1.4% 감소한 3월에 비해서는 양호한 수준이고 1.2% 감소하리라던 시장 전망치보다도 나았다. 특히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산업생산은 월간 1.2% 증가했다. 2위 경제국인 프랑스에서도 2.3% 늘어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이탈리아의 산업생산은 0.3% 줄어들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또한 영국 통계당국(ONS)은 지난달 영국의 실업률이 2년 6개월만에 최저 수준인 4.5%를 유지하면서 실업자수는 전월대비 8600명 감소한 151만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호실적이었다.
또 국제노동기구(ILO) 집계 방식을 따른 실업자수도 전월보다 5000명 감소한 251만명을 기록했다. 실업률은 7.8%로 추가로 하락했다. 취업자수도 2만4000명 늘어난 2980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