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의 5년래 최저치 추락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금융주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경기후퇴(recession) 우려감을 또다시 불러내면서 최근 `증시 바닥`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지개를 켰던 투자심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월 20개 대도시의 집값이 사상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는 소식도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주인 야후, 퀄컴 등에 대한 투자의견 상향조정이 반영되면서 한때 하락했던 나스닥 지수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또 경제지표의 잇따른 부진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는 종전과는 달리 크게 뒤로 물러서는 않는 모습이다
오전 11시7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494.18로 전일대비 54.46포인트(0.43%) 떨어졌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08포인트(0.15%) 밀린 1347.80을 기록중이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29.64로 2.89포인트(0.12%) 상승중이다.
개장 전 거래에서 상승하기도 했던 국제 유가는 최악의 소비지표 발표 이후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내려앉았다. 텍사스산 중질유(WTI) 5월물 인도분은 전일대비 배럴당 1.51달러 떨어진 99.3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美 3월 소비심리 5년래 최저..유통주 동반 하락
미국의 소비심리가 고용시장 부진, 주택가격 하락 등 경기 둔화 영향으로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5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향후 6개월 뒤의 체감경기를 의미하는 기대지수는 35년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기대지수는 전월의 58.0에서 47.9로 떨어져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과 오일 쇼크가 불어닥친 1973년12월의 45.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의 현재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동행지수도 전월의 104.0에서 89.2로 급락했다.
컨퍼런스보드 소비자리서치센터의 디렉터인 린 프란코는 "향후 기업환경을 비롯해 고용시장, 소득 전망이 상당히 비관적이고 더 악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악 수준의 소비지표 발표 이후 유통주가 동반 하락세로 돌아섰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WMT)는 0.5% 밀렸고, 세계 최대 건축자재 유통업체인 홈디포(HD)는 1.7% 떨어졌다.
대형 할인유통업체인 타켓(TGT)과 미국 최대 백화점업체인 메이시(M)도 각각 0.4%와 3.1% 하락했다.
◇BOA, 메릴린치 `하락`..야후, 퀄컴, 3콤 `상승`
미국 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AC)는 메릴린치로부터의 투자의견 하향 조정(중립→매도) 여파로 3.6% 내림세다. 메릴린치는 신용위기에 따른 손실을 반영,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를 동시에 낮췄다.
메릴린치(MER)도 JP모간체이스로부터의 3분기 순이익 하향 조정 영향으로 1.8% 뒷걸음질쳤다.
세계 최대 휴대폰칩 제조업체인 퀄컴(QCOM)도 메릴린치의 `매수` 추천으로 1.2% 올랐다. 메릴린치는 "소비 위축에도 불구하고 올해 3세대 휴대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3콤(COMS)은 월가 예상치를 넘어선 3분기 실적에 힘입어 3% 급등했다.
◇美 1월 20개 대도시 집값 사상 최대 하락
미국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이 지난 1월 사상 최대 하락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각의 기대와는 달리 주택경기침체가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월가가 가장 신뢰하는 주택가격지표인 케이스/쉴러 지표에 따르면 20대 대도시의 1월 주택가격은 전년동월대비 평균 10.7% 급락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10.5% 보다도 악화된 수준이다. 전월대비로는 2.4% 하락했다.
이로써 20개 대도시 평균 주택가격은 전월대비로는 18개월, 전년동월대비로는 13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은 전월대비 모두 하락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1개 도시를 제외하고 일제히 내렸다.
리먼브러더스의 이코노미스트인 미셸 마이어는 "재고가 늘어나고 가격이 떨어지는 한 주택차압이 더 늘어나 판매 부진과 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