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7개 상장사가 발행한지 수개월안에 주식 전환이 가능한 해외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결의했다. 지난 1월 1건, 2월 2건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8건으로 늘어난 뒤 이달 들어서도 발행 기업들이 속속 등장했다.
이달 들어 지난 10일 청람디지탈이 7억엔 규모 해외전환사채 발행을 결의한 것을 시작으로 에스인포텍과 세코닉스가 각각 500만달러와 400만달러, 그리고 제넥셀(034660)세인과 포휴먼(049690)이 2000만달러 규모의 해외 전환사채 발행을 결의했다.
자유투어와 우성넥스티어는 각각 1100만달러와 1000만달러 규모의 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했다. 이들은 모두 발행뒤 한 달 후부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말 감독당국은 그동안 제기된 해외 주식연계채권의 부작용을 우려, 해외 주식연계채권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주요 내용은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던지,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려면 1년간 국내로 반입될 수 없도록 장치를 강구하라는 것.
일부 기업들은 국내에서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20억원 미만의 주식연계채권 발행과 사모 발행이 줄을 이었다. 1년간 징구 장치를 강구한 기업들의 발행도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규제전처럼 발행이 쉽지는 않다. 최초 발행기업인 케너텍이 결의부터 발행까지 보름이 걸렸고 이 기간은 현재 표준형으로 자리잡고 있다. 규제전에는 결의후 일주일 안에 모든 일정이 끝나던 사례도 있었다.
일부 기업은 유가증권신고서 정정으로 이보다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현대금속이 지난달 23일 500만달러 해외 전환사채 발행을 결의했고 당초 지난 10일 납입하려 했지만 19일에서야 납입을 끝마쳤다. 결의부터 발행까지 근 한달이 걸린 것. 신지소프트도 20일 가량 걸렸다.
또 넥서스투자와 신지소프트, 세코닉스도 주식 전환이 가능한 시점을 납입 3개월 뒤로 잡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한편 규제대로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1년뒤 주식 전환이 가능한 해외주가연계채권을 발행하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LG필립스LCD를 비롯해 화인텍(3000만달러), 세원셀론텍(2500만달러), 유니슨(3000만달러) 등이 대규모로 해외 주가연계채권을 발행했거나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유가증권신고서 제출과 미제출 기업에 대해 일률적으로 `좋다`거나 `그렇지 않다`고 평가를 내리기를 힘들 것으로 보인다.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기업의 경우 최근의 증시 상승과 함께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당장 주식으로 전환뒤 팔 수 있다는 우려감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든 실정.
반면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기업이라도 자금 용처에 대한 의문은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1년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기에 당장 물량 부담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