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사회의 그늘..병원비 때문에 파산

개인파산 60대이상 해마다 증가
병원비 못 내 파산 비중 3년새 5배 급증
  • 등록 2006-10-01 오전 9:01:00

    수정 2006-10-01 오전 9:01:00

[이데일리 조용철기자] 서울중앙지법에 개인파산을 신청한 사람중 60대 이상의 고령층이 해마다 늘어나면서 파산 원인 중 `병원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개인회생 신청자들이 개인 회생을 신청한 이유로 개인 파산 신청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이익에 대한 우려보다는 일부라도 변제해 사회적인 명예와 신용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 고령화 사회 진입‥개인파산 원인 `병원비 지출` 늘어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따르면 개인파산 신청인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4년 6.3%에서 지난해 9.7%, 올 1월부터 8월까지 11.5%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파산 원인 가운데 `병원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4년 1.3%, 지난해 3.2%, 올 1월부터 8월까지 6.8%로 계속 전년 대비 두배 가량 늘어나 고령자의 파산신청 증가와 비례관계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올 1월부터 8월까지 면책결정 건수는 총 1만7584건이며 이 기간동안 28건에서 31명이 즉시항고를 신청, 항고율은 0.16%에 불과했으며, 이중 금융기관 항소율은 0.04%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서울중앙지법 파산부가 지난 8월 15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면책신청인 104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배우자로 인해 채무가 발생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64.9%이며 응답자 가운데 44.8%가 자신의 채무 절반 이상이 배우자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답했다.

또 파산상태에 이른 후 파산신청에 이르기까지 1년 이상이 지난 경우가 응답자의 77.3%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시간이 걸린 이유로는 ▲카드 돌려막기 등의 방법으로 빚을 내 기존 빚을 변제하느라고(56.7%) ▲파산제도가 있는지 몰라서(22.6%) ▲보증인에 대한 피해(5.8%)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응답자 가운데 28.7%가 `대출 관련 등 금융거래의 사실상 제한`을 면책 후 정상적인 사회·경제활동 복귀에 가장 장애가 될 것으로 우려하는 사유로 꼽았고 이어 `면책 후 계속될지도 모르는 채권추심(27.0%), `사회의 부정적 시각(17.4%), `취업 제한(13.1%)` 순으로 꼽았다.

◇ 개인회생, 사회적 명예·신용유지 위해 신청

서울중앙지법 파산부가 지난 8월 중순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개인회생 이용자 80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개인회생을 신청한 이유로 `일부라도 변제해 사회적인 명예와 신용을 유지하기 위해(76.9%)`로 응답했다.

이에 비해 응답자의 17.7%가 `파산에 대한 법적인 불이익이나 실직 또는 가족들에 대한 피해를 우려해서`라고 답해 파산신청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이익에 대한 우려 때문에 파산절차 대신 개인회생을 선택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회생 채무자가 개인회생제도의 문제점으로 ▲신청서 작성이 어렵고 신청비용이 많이 든다(25%) ▲변제기간 5년은 너무 길다(21.1%) ▲생계비로 인정받는 금액이 너무 적다(19.6%) 순으로 지적했다.

이와 함께 서울중앙지법에서 개인회생제도 시행 후 개시 결정이 된 1만709건의 채무자 재산상태를 보면 주택 등 부동산이 없는 채무자가 90.6%이며, 재산규모가 3000만원 미만인 경우가 88.9%에 달하고 있어 상당수 채무자가 개인 파산을 신청할 수도 있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회생사건의 경우 월수입 150만원 미만인 채무자가 65.7%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직업면에서도 급여소득자가 86.2%, 영업소득자가 13.8%로 급여소득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회생 채무자의 월 변제액이 60만원 미만인 경우가 79.2%를 차지하고 있으며, 원금 변제율은 50% 미만을 변제하는 채무자가 77%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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