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아동 10명중 1명, 매일 저녁 굶는다

10명중 2명 "학교 왕따·교사 차별대우 받은 경험있어
야간방치 상태 `심각`..야간보호 도우미 제도 도입
  • 등록 2006-05-11 오전 6:00:00

    수정 2006-05-11 오전 6:00:00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저소득층 아동 중 10명 중 1명이 매일 아침이나 저녁을 굶고, 10명 중 2명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절반 이상이 야간에도 보호자없이 방치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전국 90개 지역아동센터(공부방)를 이용하는 아동청소년 1100명을 대상으로 `빈곤가정 아동의 생활실태 및 생활환경`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전체 응답자 중 407명(37.2%)은 아침을 굶거나, 자주 거른다고 응답했다.이중 108명(9.9%)은 매일 아침을 먹지 못했고, 매일 저녁을 굶은 아동도 114명(10.4%)에 달했다.

또 저소득층 아동들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중 234명(21.4%)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 적이 있었고 ▲`외모나 이름이 이상해서`▲`힘이 약해서`▲`공부나 운동 등 잘 하는 것이 없어서`▲`집이 가난해서`등의 이유로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특히 10명 중 2명은 학교 교사로부터 차별 대우를 받았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224명(20.5%)이 `공부를 못해서`, `이유 없이 싫어함`, `집이 가난해서`등의 이유로 교사에게 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꼈다.

저소득층 아동들은 저녁 시간에 보호자없이 방치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들이 지역아동센터 이용 후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오후 5~6시 사이가 459명(42.0%)으로 가장 많았지만 보호자는 절반 가량(47.7%)이 오후 7~8시에 귀가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들만 살펴보면 254명 중 128명(50.4%)이 오후 5~6시에 귀가했지만 보호자의 75%는 8시 이후에 집에 도착했다. 10시 이후에 귀가하는 보호자도 33.7%에 달했다.

이와관련 공동모금회는 다음달부터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야간시간대에 저소득 지역주민을 야간보호 도우미로 채용, 빈곤가정의 아동들을 보호하는 `아동복지시설 야간 보호 도우미 지원사업`을 실시키로 했다. 여기에는 복권기금으로 50억원이 지원된다.

한편,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동들은 편부모, 조부모 가정 등 해체가정이 전체의 43%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초생활보장 수급 가정은 27.8%, 차상위계층 가정은 42.4% 등으로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 10명 중 7명은 빈곤가정 아동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국에 1700여 개의 지역아동센터가 있으며 4만4000여명의 아동 청소년이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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