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침묵..펀드투자 어찌 하오리까?

개인 환매 요구로 실탄 부족현상 초래
전문가 보유 전략 권고
"장기투자 땐 지수에 연연할 필요 없어"
  • 등록 2006-04-19 오전 7:10:09

    수정 2006-04-19 오전 8:09:45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주가 사상 최고치 경신의 최대 공신인 투신권이 요즘들어 전혀 맥을 못추고 있어 배경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신권은 코스피지수가 급반등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던 지난 주에도 겉으론 주식을 샀지만, 프로그램 매매분을 빼면 실제론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지난 17일엔 2255억원이나 순매도했다. 18일 역시 소폭 매수우위를 보였지만 기계적인 프로그램 매수분을 제외하면 여전히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 투신권 “왜! 맥을 못추나”

투신권이 맥을 못추는 직접적 이유는 개인들의 펀드 환매 요구 때문이다.

투신권의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최근 급반등하며 1400선을 회복했지만, 개인들의 기억속에는 지난 석달간 이어진 ‘조정장세’의 추억이 더 강해 환매 요청을 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지수가 오르고는 있지만 개인들은 아직 시장의 반등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코스피지수가 1300에서 1350선, 1400선을 회복하면서 점차 환매강도가 다소 약화되고 있다. 하지만 펀드운용사들은 환매요청과는 별도로 주식펀드에 편입된 주식을 팔아 현금비중을 조금씩 높이고 있다. 조정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단기적으론 투신권이 시장을 강하게 이끌어 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수가 사상 최고치 수준이고, 환율과 유가 등 매크로 변수에 대한 불안감도 커, 신규 자금 유입이 둔화되고, 환매압력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주식시장이 당분간 1400~1450선의 새로운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기술적으론 상승추세대를 회복했지만 1분기 실적에서 확인했듯 기업의 이익모멘텀이나 비우호적인 매크로 변수들이 고려하면 1450선을 바로 뚫고 올라서기엔 상승 모멘템이 아직은 약하다는 지적이다.

◇ 언제쯤 기운 차릴까

그러나 주식시장이 현 수준에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경우 투신권의 에너지가 다시 강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적지 않다.

백경호 우리자산운용 사장은 “개인들이 시장에 대한 믿음을 갖게 돼 개인들의 펀드자금이 다시 유입되면, 시장은 강하게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식시장이 지금보다 더 빠지지 않고 현 수준에서 조금 더 옆으로 견조하게 가준다면 이러한 시점이 빨리 올 수 있다”고 밝혔다.

장 사장은 1400대에 올라선 현 지수대에선 주식형펀드나 외국인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론 생각하지 않지만, 주식시장이 여전히 상승추세대에 놓여 있다고 본다. 그는 따라서 “시장이 박스권 상단인 1450선을 뚫고 올라서면, 펀드자금이나 외국인이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 펀드투자는 이렇게  

그렇다면 펀드 투자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최홍 랜드마크자산운용 사장은 적립식 펀드는 가입한 이후 주가가 오르면, 오르는 대로 좋고, 떨어지면 싼 값에 더 살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때문에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는 초기 단계에선 너무 지수수준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펀드투자의 시기를 너무 따지다 보면 결국은 아무 것도 못한다는 것이다.

최 사장은 다만 펀드 가입기간을 길게 가져갈 것을 조언했다. 보유기간을 장기적으로 가져간다면 적립식은 물론, 거치식 펀드 역시 수익을 남길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펀드의 투자기간은 최소 3년 이상 5년 정도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사장은 “펀드에 가입하는 입장에선 저점매수 시점을 찾아야 겠지만, 지금 장세에선 너무 깊은 조정을 기다리다간 때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시장의 상승추세가 유효하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면, 굳이 펀드를 환매할 것이 아니라 계속 보유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란 설명이다. 

백 사장은 “적립식 펀드 가입자라면 지수 움직임에 크게 흔들릴 필요가 없다”며 “시장이 충분한 조정을 거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금은 적립규모를 조금씩 늘려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 가입자의 경우도 서울시장의 ‘하락 리스크’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향후 조정을 받을 때마다 신규 가입에 나서는 것도 고려할 만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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