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이의철특파원]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지난 9일 월가에서 많은 얘기를 했지만 그가 한 모든 말들이 당장 실행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또 부시의 제안이 모두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부시 대통령이 제안한 것중 어떤 내용은 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또 어떤 것은 이미 시행중인 자율규제에 해당한다.대통령의 사인만 있으면 당장이라도 실행될 수 있는 것은 기업사기를 전담하는 "특별팀"을 구성한다는 것 정도다.
기업사기와 관련된 경영진의 형량을 두배로 늘리는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형량위원회가 해야 하는 일이며 SEC의 조사권 강화를 위해 예산을 늘리는 것은 의회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부시의 연설은 구체적인 제안보다는 수사(rhetoric)에 가까웠으며 때에 따라선 설교를 듣는 것 같았다고 월가의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다음은 부시 대통령의 발언내용과 이를 실행하기위해선 어떤 후속조치가 필요한지를 분석한 것.
<정부의 역할>
◆"미국 정부는 부패를 뿌리뽑기 위해 모든 법적인 조치를 다 취하겠다"
-필요한 액션플랜:부시는 "기업사기"를 담당하는 새로운 타스크 포스팀을 창설하겠다고 밝혔다.이 타스크 포스팀은 법무부 산하로 들어간다.타스크 포스팀은 또 미국 재무성으로부터도 요원 등을 지원받게 된다.미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비롯해 선물거래위원회(CFTC)등도 참여한다.부시의 연설중에서 가장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담고 있다.또 그 자신의 서명만 있으면 언제든 가동할 수 있다.
그러나 백악관은 타스크 포스팀과 관련한 구체적인 플랜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으며 각 부처에서 파견된 요원들이 서로 어떻게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없다.
◆"미국 행정부는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행위와 법을 어겨 진실을 은폐하는 행동에 대해선 모든 권력을 행사해 이를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다"
-필요한 액션플랜:부시는 이를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1억달러의 추가예산을 배정해줄 것을 요구했다.SEC는 100여명의 전문요원을 추가 채용할 수 있다.그러나 하원에선 이미 SEC 지원을 위해 3억달러의 예산증액을 승인한 상태다.
◆"투자자들을 속이는 것은 심각한 사기행위며 그 처벌은 보다 강화돼야 한다"
-필요한 액션플랜:부시는 기업 사기행위에 대해선 보다 강력한 법과 처벌을 요구했다.부시 대통령은 현재의 형량을 최대 2배 늘려 최고 10년형까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이것이 실행되기 위해선 미국 형량위원회가 동의해야 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고객들에게 신뢰를 받아야 하며 세일즈맨이 돼서는 곤란하다"
-SEC는 애널리스트와 고객들의 이해상충문제에 대해 이미 새로운 규정을 만들고 있다.부시의 발언은 그저 수사일 뿐이다.
<기업 부문>
◆"기업인들에 대해 새로운 윤리기준과 책임의식을 요구했다.그러한 윤리기준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부시는 모든 기업들의 회계장부가 쉬운 영어로 씌여져야 한다고 밝혔다.또 회계장부에 CEO들의 연봉이 명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CEO들은 회계장부에 자신의 연봉을 기재함으로써 자신이 많은 연봉을 받는 합당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그러나 스스로도 이것이 실행될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는 것같다.
◆"기업의 이사회 멤버들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이사진들이 회사의 회계방식에 대해 강력한 의문을 제기하고 재무제표에 대한 감시기능을 해야 한다.회계법인들이 CEO와 결탁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부시는 기업이사진들이 완전히 독립적인 이사들로 구성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이다.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주주들은 기업의 사정이 나쁠때만 회계장부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기업의 사정이 좋을때도 회계장부를 요구해야 한다.주주들은 회사의 가장 중요한 정책결정자이며 선거권자이다.주주들의 행동도 이렇게 돼야 한다"
-부시의 말대로라면 아무도 주식을 사서는 안되고 기업의 회계장부는 물론 애널리스트의 리포트를 믿어서도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