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그린스펀 역효과..약세 마감

  • 등록 2002-03-08 오전 6:26:57

    수정 2002-03-08 오전 6:26:57

[edaily=뉴욕] 그린스펀 의장의 증언을 비롯해 오늘은 호재들이 쏟아졌지만 정작 지수들은 약세로 장을 마쳤다. 그동안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차익매물이 나온데다 그린스펀 의장의 증언으로 인해 오히려 연준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긴축정책으로 선회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7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개장초 상승 출발한 뒤 급속하게 밀렸지만 그린스펀 의장의 증언으로 다시 반등하는 듯했다. 그러나 곧바로 밀려 지수 105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며 낙폭 50-70포인트 내외의 좁은 변동폭을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지수는 어제보다 0.46%, 48.92포인트 하락한 10525.37포인트(이하 잠정치))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개장초 한때 지수 19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정오가 다소 지난 시점까지도 지수가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플러스권을 지켜내는 모습이었지만 장후반 급속히 밀려 10포인트 내외의 낙폭을 유지했다. 지수는 어제보다 0.46%, 8.77포인트 하락한 1881.63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형주위주의 S&P500도 어제보다 0.45%, 5.23포인트 하락한 1157.54포인트를 기록했지만 소형주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어제보다 0.02%, 0.10포인트 상승한 494.90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4억9천8백만주, 나스닥시장이 18억8천7백만주로 평소수준과 비슷했고, 상승 대 하락종목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5대15, 나스닥시장이 18대16으로 소형주들이 선전한 장세였음을 반영했다. 오늘은 유난히 호재들이 많았지만 증시의 반응은 다소 의외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상당수 투자자들이 일단 이익을 실현하자는 분위기가 강했고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에 대해 연준이 긴축정책으로 선회하는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오늘 장세를 지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다 오늘 장마감후 컨퍼런스콜을 개최할 예정인 인텔과 선마이크로시스템의 분기중반 실적발표와 내일 발표될 2월중 고용지표 등을 앞둔 관망도 약세장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그린스펀 연준의장이 톤을 바꾸었다. 지난주 하원 증언때만해도 상당시 조심스런 톤이었지만 오늘 상원에서는 훨씬 강한 어조로 경기회복을 낙관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에서의 증언에서 미국 경제가 이미 회복국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주의 회복국면으로 접근중이라는 논조에서 진일보한 것이다. 이에 따라 증시도 한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개장초의 강세 분위기가 수그러들면서 지수들이 마이너스로 밀리기도 했지만 그린스펀 의장의 증언내용이 전해지면서 지수들은 일제히 반등을 시도했다. 그러나 경기회복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판단으로 차익매물이 나온데다 연준의 긴축정책 선회에 대한 우려감이 대두되면서 지수들은 밀리고 말았다. 오늘 발표된 경제지표들의 내용도 좋았다. 노동부가 발표한 4/4분기 노동생산성 수정치는 당초의 3.5%, 그리고 전문가들의 예상인 4.2%를 크게 상회하는 5.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규 실업급여신청자수도 전주보다 5천명 감소해 고용불안문제도 점차 해소되는 징후를 보였다. 유통업체들의 2월중 동일점포 매출도 호조를 보였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인 미국 최대의 할인점 업체 월마트는 2월중 동일점포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0.3% 증가했다고 밝혔고 피어원, 리미티드 등도 각각 17%, 2%씩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피어원은 또 4/4분기 주당순익 전망을 당초의 48-49센트에서 50-51센트로 높여 잡았다. 여기다 앤테일러는 어제 장마감후 이번 분기 주당순익 전망을 당초의 48-52센트에서 52-54센트로 상향조정했다. S&P유통지수는 0.94% 올랐다. 또 메릴린치는 올해 실적호조가 전망된다면서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인 GM에 대해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했고 JP모건은 온라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호조를 근거로 이트레이드에 대해 역시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했다. 그렇지만 이들 모든 호재들도 지수 움직임에는 별다른 힘이 돼 주지 못했다. 업종별로는 거의 대부분의 기술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내셔널 세미컨덕터의 실적호조 소식으로 반도체주들이 유일하게 오름세를 지켰다. 기술주외에는 제지, 유통, 유틸리티, 석유, 천연가스주들이 강세를 보였지만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주와 바이오테크, 제약, 금, 운송주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어제보다 0.50% 올랐지만 아멕스 네트워킹지수는 0.28% 하락했다. 골드만삭스 인터넷 및 소프트웨어지수도 어제보다 각각 1.83%, 0.93%씩 하락했고 나스닥시장의 빅3중에서 컴퓨터지수가 0.49%, 텔레콤지수도 0.75%, 그리고 바이오테크지수 역시 1.38% 하락했다. 금융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해 필라델피아 은행지수는 0.21%, 아멕스 증권지수도 0.94% 하락했다. 나스닥시장의 거래량 상위종목중에서는 마감후 컨퍼런스콜이 예정된 선마이크로시스템이 2.10% 하락했지만 인텔은 0.06% 올랐다. 또 시스코가 1.37%, 주니퍼 2.28%, 브로케이드 7.07%,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1.62%, 브로드컴도 2.40% 올랐지만 월드컴이 2.78% 하락했고 오러클 1.06%, 넥스텔 1.91%, JDS유니페이스 2.58%, 마이크로소프트도 1.45% 하락했다. FDA로부터 신약 인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셉래커는 대량거래와 함께 58.45%나 폭락하면서 나스닥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중에서는 투자등급이 상향조정된 GM, 그리고 2월중 동일점포 매출이 호조를 보인 월마트 등이 강세를 보였고 필립모리스, 존슨앤존슨 등이 선전했지만 보잉이 3.67% 하락한 것을 비롯해 AT&T, IBM, 마이크로소프트, 맥도날드, P&G, GE, 코카콜라, 월트디즈니, 이스트먼 코닥 등의 낙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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