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뉴욕] 오늘 발표된 경제지표들과 인텔에 대한 투자등급 상향조정, 그리고 생필품업체인 P&G의 실적호조 소식 등 장세에 긍정적인 재료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블루칩들이 랠리를 보였다. 기술주들은 적정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으로 장중 내내 소외됐지만 장막판 상승폭을 늘리는데 만족해야 했다.
31일 뉴욕증시에서 개장초 오름세로 출발했던 나스닥지수는 인텔에 대한 메릴린치의 투자등급 상향조정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주들을 중심으로 매물이 나오면서 곧 마이너스로 밀리고 말았다. 이후 정오무렵부터 반등을 시도, 오후 내내 10포인트 내외의 상승폭을 유지하면서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장막판 블루칩 랠리에 힘입어 상승폭을 늘림으로써 지수는 어제보다 1.08%, 20.66포인트 상승한 1934.10포인트(이하 잠정치)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지수는 기술주와는 달리 장중 내내 꾸준히 상승폭을 늘여갔다. 실적호조를 발표한 P&G와 투자등급이 상향조정된 인텔의 힘이 컸다. 오전중 한때 강보합선까지 밀리기도 했던 지수는 오후들면서 지속적으로 상승폭을 늘여 마감 1시간전부터는 세자리숫자로 올라서는 저력을 보였다. 지수는 어제보다 1.61%, 157.14포인트 상승한 9920.00포인트를 기록, 일중 최고치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위주의 S&P500지수도 어제보다 1.49%, 16.64포인트 상승한 1130.21포인트를 기록했고, 소형주중심의 러셀2000지수 역시 어제보다 0.70%, 3.39포인트 오른 483.10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5억1천8백만주, 나스닥시장이 17억5천8백만주로 평소에 비해 거래소시장이 상대적으로 활발했고, 상승 대 하락종목은 뉴욕증권거래소가 20대9, 나스닥시장이 20대14로 상승종목이 많았다.
전반적으로 오늘 장세에 악영향을 줄만한 재료는 없었다. 오히려 오늘 발표된 경제지표들의 내용이 한결같이 좋았던데다 일부 종목들의 랠리를 감안하면 지수 상승폭이 불만스러울 정도였다. 그나마 장막판 랠리를 보여 위안이 됐다.
아무래도 엔론 사태로 불거진 회계문제가 여전히 부담스러운데다 내일 1월중 고용지표와 미시간대학 소비자신뢰지수, 그리고 ISM(종전 NAPM) 제조업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어서인지 장세는 대체로 관망분위기가 강했다.
특히 기술주보다는 블루칩이 선호되는 분위기였다. 기술주에 대해서는 여전히 적정주가수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포진해 있는 상태인데다 오늘 P&G의 실적호조 발표를 계기로 변동성이 크고 상대적으로 고평가돼 있는 기술주보다는 블루칩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연했다.
오늘 발표된 12월중 개인소득은 4개월만에 증가세로 반전됐고 개인지출은 전월보다 다소 줄었지만 예상되던 수준이었다. 지난주 신규 실업자수도 다소 늘긴 했지만 4주째 40만명을 하회했다. 또 내일 발표될 ISM지수의 선행적 성격이 강한 시카고 구매관리자협회 제조업지수는 지난해 6월이후 최고를 기록해 미국 제조업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접어든게 아니냐는 평가로 이어졌다.
여기다 인텔과 오러클, 게이트웨이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투자등급 상향조정, 그리고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인 생필품 자이언트 P&G의 실적호조 소식이 장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메릴린치의 영향력있는 애널리스트 조 오샤는 인텔에 대해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했다. 오샤는 인텔이 0.13마이크론 노스우드의 출시로 경쟁력이 크게 제고됐다며 등급을 올렸다. 오샤는 또 올해 인텔의 주당순익을 당초의 70센트에서 73센트로 높여 잡았다. 인텔은 어제보다 3.48% 상승했다.
또 어제 저녁 애널리스트 미팅을 가졌던 오러클은 CFO가 2월말로 끝나는 이번 분기의 실적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밝혔고 프루덴셜증권은 오러클에 대해 매수 타이밍이라면서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해 주가가 3.85% 상승했다. 프루덴셜은 게이트웨이에 대해서도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했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인 생필품 자이언트 P&G는 12월말로 끝난 2/4회계분기 주당순익이 1.03달러를 기록,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인 1.02달러를 상회했고 매출도 1년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서 주가가 4.37% 올랐다.
오늘부터 맨해튼 중심부인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전세계 재계 및 정계 지도자 2500여명이 모인 세계경제포럼이 5일간의 일정으로 개최돼 뉴욕시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부 무정부주의자와 세계화에 반대하는 세력들의 대규모 시위가 예정된데다 테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보니 NYPD 3천5백여명이 동원돼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지만 별다른 불상사는 없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들이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인터넷, 컴퓨터, 반도체주들이 소폭 올랐지만 네트워킹, 텔레콤주들은 약세였다. 기술주 외에는 운송, 금 관련주들이 약보합세를 보였을 뿐 거의 대부분의 업종이 오름세를 탔다.
인텔의 약진에 힘입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어제보다 0.72% 올랐지만 아멕스 네트워킹지수는 0.22% 하락했다. 골드만삭스 인터넷 및 소프트웨어지수는 어제보다 각각 2.19%, 0.62%씩 상승했고 나스닥시장의 빅3중에서 컴퓨터지수가 1.48%, 바이오테크지수도 0.48% 올랐지만 텔레콤지수는 0.03% 하락했다. 금융주들은 오름세를 보여 필라델피아 은행지수가 1.28%, 아멕스 증권지수도 2.24% 올랐다.
나스닥시장의 거래량 상위종목중에서는 그동안 신용등급 하향조정 루머로 시달렸던 월드컴이 거래량 1위를 차지하면서 2.03% 상승했고 투자등급이 상향조정된 인텔과 오러클이 각각 3.48%, 3.85%씩 올랐다. 이밖에 시스코 2.28%, 마이크로소프트 1.37%, JDS유니페이스 0.29%, 에릭슨 4.08%, 브로케이드 5.26%, 그리고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도 1.14% 올랐지만 선마이크로시스템이 1.01%, 델컴퓨터 0.44%, 주니퍼 7.10%, 시벨시스템은 0.76% 하락했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중에서는 실적호조를 발표한 P&G가 4.37% 올랐고 알코아,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도 4% 이상 상승했다. 또 듀퐁, 인텔, IBM, JP모건체이스, SBC커뮤니케이션은 2% 이상 올랐고 보잉, 홈디포, 하니웰,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상승폭이 컸다.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시티그룹, 코카콜라, 월트디즈니, 이스트먼 코닥 등 4개 종목에 불과했다.
EU위원회가 합병 인가결정을 내린 휴렛패커드는 어제보다 0.68%, 컴팩컴퓨터는 3.00%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