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급락..나스닥 하락반전, 다우도 상승폭 줄여

  • 등록 2000-12-14 오전 12:51:08

    수정 2000-12-14 오전 12:51:08

그동안 손꼽아 기다려왔던 대선정국이 고어후보의 경합포기로 일단락됐지만 나스닥지수는 오히려 약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장비업체들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투자등급 하향조정이 이어진데다 기업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나스닥, 다우존스지수가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오전 10시 47분 현재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서 어제보다 22.66포인트, 0.77% 하락한 2994.95포인트를 기록하고 있고 다우존스지수도 개장초 세자리수 상승에서 크게 밀려 10830.08포인트로 0.57%, 61.81포인트 올랐다. 대형주위주의 S&P500지수 역시 어제보다 0.09% 오른 상태다. 상승 대 하락종목은 거래소시장이 11대12, 나스닥시장이 13대13으로 팽팽하다. 고어후보가 대선경합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제 뉴욕증시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대선 악재가 해소됐지만 어차피 애초에 탄생하지 않았어야 할 악재였다는 평가다. 어젯밤 65페이지에 달하는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결과에 대한 해석을 놓고 한동안 우왕좌왕했던 미국 언론들만큼이나 미국 주식시장도 막상 대선이 마무리되자 어리둥절한 분위기다. 한달여 대선정국의 마무리를 목타게 기다려왔던 월가는 오히려 기업실적 악화라는 내부적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오늘 오후 장세가 연말장세를 가늠할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불확실성의 제거와 동시에 기업 실적악화라는 호-악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증시 모멘텀의 확인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부시후보에 대한 유리한 연방대법원 판결이 나왔지만 구체적으로 랠리를 뒷받침할 논리적 근거가 그리 강하지 않다고 월가 일부에서는 보고 있다. 오히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일부 기업들의 실적악화 전망이 이어지면서 증시 본연의 시각이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장비업체들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투자등급 하향조정으로 나스닥지수가 약세로 돌아섰다. 여기다 컴팩의 실적악화 경고까지 겹치면서 분위기는 냉랭해졌다. 메릴린치는 반도체장비업체들에 대해 주가가 지난 98년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내년 투자지출도 당초 예상인 12% 증가보다 크게 줄어든 6%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여기에 살러먼 스미스바니도 반도체 장비업체들에 대해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이로인해 KLA텐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램리서치, 노벨러스 등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폭락세다. 더구나 제너럴 세미컨덕터의 실적악화 경고로 반도체주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제너럴은 4/4분기 주당순익이 26-28센트에 그쳐 퍼스트콜의 예상치 34센트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도 전분기의 1억3천만달러에 비해 5-7%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59% 하락한 상태다. 나스닥시장에서는 바이오테크, 컴퓨터, 텔레콤업종이 각각 1.84%, 0.49%, 2.60%씩 상승한 상태지만 지속적으로 밀리고 있다. 골드만삭스 인터넷지수도 0.82% 올랐다. 전반적으로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다. 부시포트폴리오인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월드컴, JDS유니페이스 등이 강세지만 선마이크로시스템즈,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시스코, 델컴퓨터, 오라클 등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델컴퓨터는 체이스 H&Q가 내년 가격목표대를 하향조정한 영향을 받고 있다. 거래소시장에서는 금, 유틸리티, 반도체주들이 약세지만 금융, 컴퓨터, 인터넷, 네트워킹, 석유, 제약, 그리고 소매유통업종이 강세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중에서는 코닥이 뒤늦게 3% 가량 하락중이고 휴렛패커드 정도가 두드러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JP모건을 비롯한 금융주들이 약진하고 있고 GM, IBM, 듀퐁, 존슨앤존슨, 필립모리스 등은 강세다. 어제 장마감후 컴팩은 4/4분기 매출실적이 1억1천2백만달러-1억1천4백만달러 가량으로 당초 예상치에 비해 8-10%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주당순익도 퍼스트콜의 38센트보다 크게 낮은 28-30센트에 그칠 것으로 전망,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중이다. 가전제품업체인 월풀도 오늘 아침 4/4분기 매출 및 순익실적이 전분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발표,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퍼스트콜은 월풀의 4/4분기 주당순익이 1.42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월풀의 발표에 따르면 주당 98센트에 그쳐 실적이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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