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은 한물 간 투자처?…요즘 핫한 '이 곳'[마켓인]

국내 플랫폼 스타트업 투자 2년새 4분의 1 급감
마카롱팩토리, 최고 매출 경신에 흑자 기록까지
소비자 니즈 꿰뚫는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세
"플랫폼 투자 꺾여도 성장성 없는 사업군 아니야"
  • 등록 2024-07-31 오전 6:25:47

    수정 2024-07-31 오전 6:57:23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국내 플랫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급격히 식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한 끗’이 다른 서비스로 투자금을 유치하는 기업들이 있다. 플랫폼 투자에 대한 투자업계 의심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비즈니스 모델이 명확해 수익성을 제고하는 스타트업들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플랫폼 투자 혹한기를 넘어 ‘빙하기’로 불리는 최근 투자 시장 분위기 속에도 투자업계의 관심을 받는 플랫폼 기업들이 눈에 띈다. 차량관리 앱 ‘마이클’ 운영사 마카롱팩토리, 신차 구매 플랫폼 ‘겟차’, 전자기기 리커머스 플랫폼 ‘21세기전파상’ 등이 대표적인 예시다. 이들 기업은 흑자전환을 통해 성과를 내면서 투자 유치까지 받아내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광장. (사진=연합뉴스)
정보 비대칭성 해소하는 비즈니스 모델 통해

마카롱팩토리는 최근 뮤렉스파트너스로부터 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를 포함한해 현재까지 누적 투자금은 약 77억원이 됐다. 마카롱팩토리의 차량관리 앱 마이클은 엔진오일, 타이어 교체 등 필요한 차량관리 서비스를 전국 제휴 정비소 어디서든 동일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연계(O2O)정비 플랫폼이다. 차량을 소유한 소비자들이 겪는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점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마카롱팩토리는 차량관리 앱 마이클을 통해 높은 매출 성장세와 탄탄한 수익성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규모가 전년에 비해 2배 규모로 성장하는 등 역대 최고 매출액을 경신하면서 연간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플랫폼 스타트업의 흑자전환은 해당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에서 통하고 있음과 동시에 수익성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용자 수를 늘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만 수익화가 가능한 플랫폼 비즈니스에 가능성이란 불이 켜진 셈이다.

신차 구매 플랫폼 겟차도 지난해 신규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건재함을 드러냈다. 지난 2021년 10월 약 8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뒤 2년 만에 35억원 규모의 신주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겟차는 직전 투자 유치 때보다 2배 이상 커진 기업가치를 자랑했다. 해당 투자 라운드에는 기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컴퍼니케이(307930)파트너스의 주도 아래 한국투자파트너스와 더웰스인베스트먼트 등이 신규 투자자로 들어갔다.

전자기기 리커머스 플랫폼 21세기전파상도 최근 포스텍홀딩스로부터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프리시리즈 A 라운드에 대한 후속 투자 유치다. 21세기전파상은 전자제품들로부터 비롯된 인적·환경적 비용 등 자원 낭비에 주목해 중고 전자기기를 매입한 후 품질 검사 및 수리·보증을 거쳐 소비자에게 재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회사는 그간 중고 전자기기 거래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혔던 정보의 비대칭성과 낮은 신뢰도 등을 체계화된 시스템으로 해결하고 있다.

플랫폼 투자 2년새 4분의 1 급감, 불황 속 투자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기 위해선 매출이나 수익 구조 등을 증명해내는 과정이 전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플랫폼 기업의 경우, 비즈니스 모델이 불명확해 이용자 수가 많아도 수익을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매력도를 낮추는 요소다.

실제 스타트업 민간 지원 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발표한 ‘플랫폼 스타트업 투자 동향’에 따르면 플랫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2년 새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2021년 3분기 전체 스타트업 투자 금액의 55.7%에 달했던 플랫폼 투자 비중은 작년 4분기 8.9%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도 투자를 유치하는 기업들엔 공통점이 존재한다. 판매자에게는 더 많은 고객을 연결해주고, 구매자에게는 필요로 하는 양질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구조를 갖췄다는 점이다. 이로써 양측의 이해관계자가 플랫폼에 머물게 하는 시간을 늘리고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전보다 플랫폼 기업에 대한 투자가 시들하다고 하지만 플랫폼들도 사업 분야를 세분화하고,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갖춰오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며 “초반엔 매출을 내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장성이 없는 사업군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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