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온 '바바메킵', "얀센이 레이저티닙 무상지원한 세계유일 치료제"

  • 등록 2024-07-11 오후 1:13:06

    수정 2024-07-11 오후 1: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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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세계에서 에이비온(203400) 바바메킵이 유일하다”.

레이저니팁 병용임상에 약물을 지원받는 업체 숫자를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에이비온 관계자는 “에이비온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레이저티닙을 무상지원 받게 된 바이오 회사”라며 “레이저티닙 무상지원 병용임상은 지구상에 단 2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나는 연구자 주도 임상이고, 나머지 하나가 바로 에이비온”이라며 “기업체는 세계에서 우리뿐”이라고 덧붙였다.

에이비온 홈페이지에 게재된 공지. (갈무리=김지완 기자)


에이비온은 지난달 25일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으로부터 병용임상용 레이저티닙을 무상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지했다. 이 병용임상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를 기준으로 소세포폐암 또는 비소세포폐암으로 구분한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 환자의 85%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암에 걸리면 염기서열 분석으로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를 판단한다.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유전자 돌연변이 중 하나가 EGFR이고, 국내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 약 30~40%가 EGFR 변이다.

레이저티닙 무상지원 병용임상, 키트루다와 달라

얀센의 레이저티닙 무상공급 결정을 여타 면역항암제 무상지원 병용 임상에 빗대 평가절하하는 목소리엔 선을 그었다.

에이비온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약물 무상지원에 병용임상이 널리 확산 돼 있는 치료제는 면역항암제(키트루다로 추정)”라며 “이 치료제는 치료영역 확장을 위해 병용임상을 위한 약물 무상제공 전략을 천명하고 있다. 비교적 공급받기 쉽다”고 진단했다. 이어 “반면, 얀센은 자사 항암제를 무상 제공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고 비교했다.

그는 “레이저니팁의 경우 현재 병용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병용요법에서 부작용 데이터가 나오면 전혀 득 될 게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라고 부연했다.

‘바바메킵+레이저티닙’ 병용임상은 1차 18명으로 시작해, 2차 60명, 3차 80명 등 최대 158명으로 진행된다. 바바메킵은 현재 미국, 한국, 대만 등에서 40명 규모로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병용임상은 바바메킵 임상 2상의 코호트2로 편입된다.

레이저니팁의 1년 약가는 국내 기준으로 약 7500만원이다. 레이저티닙을 1년 간 투약한다고 보면 약값만 119억원에 이른다. 임상에서 환자 생존기간이 길어지거나, 병용요법 효능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무상지원 규모는 200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FDA 허가약 대신 바바메킵? “효능·안전성 월등”

에이비온 관계자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를 1~2년 복용하다보면, 투약자 가운데 30~40%에서 c-MET 변이가 나타난다”며 “결국 내성이 생겨 화학항암제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병용요법의 1차 목표는 더이상 타그리소·레이저니티닙 등의 치료제 약발이 듣지 않는 내성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며 “화학항암제 투여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말했다.

표면적으론 글로벌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패권을 놓고 타그리소, 레이저티닙이 경쟁하는 구도다. 속을 들여다보면 얀센은 전체 시장의 40%에 이르는 EGFR 내성 시장을 고스란히 흡수하겠다는 계획이다.

타그리소, 레이저니팁 등 3세대 EGFR 변이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기준 5조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절반이 타그리소가 차지하고 있다. c-MET 변이 시장은 2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얀센이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c-MET 변이 치료제(캡마티닙, 테포티닙)들 대신 바바메킵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그는 “병용투여에선 최우선은 안전성”이라며 “추가된 약물이 독성을 끌고 들어와 실패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이어 “품목허가를 받은 c-MET 변이 치료제들의 병용임상은 부작용(독성)으로 중단되거나 실패한 상황”이라며 “해당 치료제들은 단독 투여에서도 부작용 비율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바바메킵, 유력 치료제 후보물질로 부상

뇌전이에서도 병용투여 효능을 기대하고 있다.

뇌전이는 비소세포폐암에서 흔히 나타난다.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50%에서 치료 중 뇌전이가 나타난다. 기존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들의 뇌전이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뇌를 보호하는 뇌혈관 장벽(BBB)를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뇌로 전이 된 암세포가 덩어리가 커져 뇌가 부으면 운동 능력 저하가 나타난다. 아울러 뇌 속 여러 기능에 안 좋은 영향을 줘 경기를 일으키고, 심할 경우 마비가 오기도 한다. 특히, 뇌가 부으면 뇌압이 올라기가 때문에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토하는 경우가 잦다. 환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상태 악화가 지속된다. 뇌전이 환자의 치료 예후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 비소세포폐암에서 뇌전이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레이저티닙과 바바메킵 모두 뇌전이 환자, 뇌암 치료 환자에게서 우수한 효능을 나타냈다. 레이저티닙의 뇌병변 반응율(ORR)은 55.3%를 나타났다. 바바메킵은 교모세포종(뇌종양) 환자 치료에서 투약 7일 만에 뇌압 상승이 멈췄고 16일만에 종양의 90%가 사라졌다.

에이비온 관계자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내성(c-MET 변이) 시장을 놓고 아스트라제네카는 ‘타그리소+사볼리티닙’(자체개발 약물)으로, 얀센은 ‘레이저티팁+바바메킵’ 으로 병용요법으로 가는 형국”이라며 “바바메킵이 EGFR 변이 내성 치료제 시장에서 글로벌 유력 후보물질로 부상한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에이비온은 레이저티닙+바바메킵 글로벌 병용 임상 2상과 관련해 조만간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계획이다. 연내 첫 환자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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