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SG PE)가 폴라리스쉬핑 모회사인 폴라에너지앤마린에 투입할 2800억원 마련에 고전하고 있다. 해운업 불황에 대한 우려에 오너리스크가 겹친 탓에 고금리 이자를 제시했음에도 기관 투자심의 문턱 넘기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G PE는 내달 말 딜 클로징을 목표로 폴라에너지앤마린 투자금 2800억원을 모집 중이다. 총 투자금 2800억원 중 약 500억원은 SG PE가 기존에 결성해둔 블라인드펀드 자금을 활용하고, 2300억원의 자금을 시장에서 추가 확보에 나섰다. 이달부터 자금 확보를 위해 주요 기관 투자자들을 잇따라 찾아 제안을 넣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메자닌 구조에 앞단 대출 금리를 7%대로 높게 책정했음에도 자금 모집에 고전하는 모양새다. 최근 기업금융시장 금리가 5~6%선으로 내려온 점을 감안하면 시장 평균 대비 금리 매력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제안을 받은 대부분의 LP측이 초기 단계에서 검토하다 접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오너리스크가 불거져 회사 경영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점이 자금모집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김완중·한희승 폴라리스쉬핑 공동대표는 회사경영권 방어를 위해 폴라리스쉬핑 자금 약 500억원을 폴라에너지앤마린에 대여하는 형식으로 제공해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30일 폴라리스쉬핑에 공동대표를 대상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사측은 배임 문제를 부정하고 있지만, 향후 경영 불확실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리스크 앞에 보수적인 연기금·공제회는 대부분 투자 들어가기 어려운 여건이라는 평가다.
| 국내 중견 벌크선사 폴라리스쉬핑(사진=폴라리스쉬핑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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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사이클 산업인 해운업 투자를 꺼리는 점도 자금 모집에 부담이 되는 요인이다. 통상 10년~20년 주기로 사이클이 바뀌는 해운업은 호황기에는 호실적을 누리며 재무건전성이 유지되지만, 침체기에는 현금 유입이 타격이 적지 않다. 이미 해운업 사이클은 지난 2022년부터 하향기로 들어선 상태다.
순수지주사이자 최대주주인 폴라에너지앤마린은 폴라리스쉬핑의 배당에 의존해 유지되는 회사다. 폴라에너지앤마린을 지탱하는 폴라리스쉬핑의 향후 영업실적은 더 감소할 전망이다. 벌크선사는 장기계약을 확보해둬야 사이클 변동을 버틸 수 있지만, 폴라리스쉬핑과 고객사간 현재 체결되어 있는 기존 계약 중 40건의 장기운송계약 중 2024년부터 2026년까지 15건의 계약이 끝난다. 당장 올해부터 7건의 계약이 종료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4월 이후 현재까지 발주된 신조선이 없어 장기계약 종료에 따른 타격은 더 클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 LP 관계자는 “경영진 리스크가 있는 점을 감안해도 투자가 어려운 건인데, 시장 다운사이클에 대해서 대응이 제대로 안 되어있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