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증권사와 건설사 등 PF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분야의 부실이 점차 현실화하며 위기감이 고조돼서다.
|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왼쪽)이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금융산업위원회 제 40차 회의’에서 참석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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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은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40차 대한상의 금융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초청강연을 한 뒤 취재진과 만나 “채산성이 떨어지는 사업장, 브리지론은 주인이 바뀌는 게 적정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성이 있는 사업장은 부동산 공급 촉진 차원에서 금융회사에 한시적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자금을 공급하는 걸 전제로 구조조정을 병행하고 있다”며 “PF 사업성 평가 기준과 대주단 운영 기준 등 각 업권 의견 조회와 유관기관 간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이 PF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부실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NICE신용평가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제2금융권인 증권사와 저축은행, 캐피털의 PF 대출 예상 손실액이 최대 13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권별로 증권사 4조원 저축은행 4조8000억원, 캐피털 5조원 등이다.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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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증권사들은 대출채권에 대한 충당금 규모를 늘리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금감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5대 증권사의 지난해 말 기준 대출채권 대손충당금은 5489억원으로 전년 1951억원 대비 181.3% 증가했다.
건설사 매출채권도 증가 추세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등 국내 5대 건설사의 지난해 말 기준 매출채권은 19조404억원으로 전년 15조2792억원 대비 24.6% 증가했다. 건설사의 매출채권에는 공사미수금과 분양미수금이 포함된다.
시장에서는 충당금과 미수금 규모가 당분간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충당금의 경우 금감원이 추가 적립을 주문한 만큼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악화우려 사업장 대출은 대출액의 최소 20∼30%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하지만 회수 의문 사업장의 경우 이 비율을 최고 75~80%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증권사들이 충당금을 많이 쌓았지만 시장의 PF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를 고려했을 때 당분간 충당금과 매출채권 등은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조만간 금융권과 부동산PF 정상화를 위한 면담을 끝내고 구조조정과 관련한 인센티브안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