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 '레티보' 美시장 진출한다면...매출 파급력 따져보니

휴젤'레티보', 내년 1분기 美승인 기대 中
신생 물질 '댁시파이' 올 2분기 매출 650억원 기록
댁시파이처럼 레티보도?...업계 "연매출 1000억원↑ 가능"
  • 등록 2023-10-17 오전 9:15:07

    수정 2023-10-21 오후 10: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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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세계 최대 보툴리눔톡신 제제 시장인 미국에서 신구 물질이 앞다퉈 적응증 확장에 나서고 있다. 장기 효능을 앞세운 신생 제제 ‘댁시파이’(성분명 댁시보툴리눔 독소 A형)는 근육 이상 치료 적응증을 획득했고, 동종 계열 최초 상업화 물질인 ‘보톡스’(성분명 클로스트리움 보툴리눔 독소 A형)는 새로운 미용 적응증에 대한 임상 3상에 성공했다. 휴젤(145020)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세 번째 허가 신청에 나서면서 2024년부터 회사 매출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애브비의 보톡스와 리벤츠 테라퓨틱스의 ‘댁시파이’ 등 신구 보툴리눔제제들이 미용 또는 치료 관련 적응증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휴젤은 ‘레티보’로 최대 보툴리눔톡신 시장인 미국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제공=게티이미지, 각사)


1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용(주름 개선 등) 과 치료(안검 경련 등) 목적의 보툴리눔톡신 시장은 지난해 65억달러(한화 약 8조3000억원) 규모이다. 미국 내 보툴리눔톡신 시장 규모는 약 5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같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 보툴리눔톡시 시장을 주도하는 휴젤이 2021년부터 줄기차게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 8월 말 휴젤은 자사 보툴리눔톡신 제제인 ‘레티보’(국내 제품명 보툴렉스)를 미간 주름 개선용 미용 목적의 주사제로 승인받기 위한 허가신청서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 회사 측은 FDA 측이 요구한 공장 설비 및 일부 데이터 등을 완료했기 때문에 내년 1분기 내 허가 획득 결론이 긍적적으로 나오길 기대하고 있는 상태다.

레티보 보다 먼저 미국 시장에 진출해 있는 제품으로는 미국 애브비의 보톡스를 비롯해 △프랑스 입센의 ‘디스포트’ △독일 멀츠의 ‘제오민’ △대웅제약(069620)의 ‘주보’(국내 제품명 나보타) △미국 리벤스 테라퓨틱스(리벤스)의 ‘댁시파이’ 등 5종이 있다. 6개월 장기 효능을 인정받은 댁시파이를 제외하면, 다른 보툴리눔톡신 제제는 3~4개월 간격으로 투약하는 용법으로 허가됐다.

이중 보톡스는 FDA로부터 1989년과 2002년 각각 안시 및 안검 경련 치료제와 성인 미간 주름 개선용 주사제로 동종 계열 중 최초 승인됐다. 현재 보톡스는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경부 근긴장이상·근육경직·성인의 뇌졸중과 관련된 상지 경직·편두통·겨드랑이 다한증 등의 치료 적응증도 두루 보유하고 있다.

그런 만큼 현재 미국을 포함한 세계 시장은 보톡스가 선도하고 있다 애브비에 따르면 보톡스는 지난해 미용(26억 1500만 달러) 및 치료(27억1900만 달러) 등으로 총 53억3400만 달러(한화 약 7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 약물은 미국에서 미용(16억5400만 달러)과 치료(22억5500만 달러) 등으로 총 매출 39억900만 달러를 올렸다.

일각에서는 선도물질인 보톡스와 비교하기 보다 레티보가 비교적 최근에 미국 시장에 진출한 주보나 댁시파이 수준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주보는 지난 2분기 4730만 달러 매출(한화 약 630억원)을, 댁시파이는 같은 분기 4900만 달러(한화 약 650억원)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점유율 1위 제품인 보툴렉스, 즉 레티보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면 댁시파이처럼 비교적 최근 등장한 동종 제품 수준의 분기별 매출 신장 효과를 누려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절반만 달성해도 연간 1000억원 이상 높아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휴젤에 따르면 아시아(중국, 일본 등)와 유럽 등 50개국 이상에 진출한 ‘레티보’ 매출은 지난해 1607억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2817억원)의 약 57%를 차지했다. 미국 시장진출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1~2년 내 댁시파이 매출의 매출을 따라잡을 경우, 레티보의 연매출 1000억~2000억 사이 퀀텀점프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휴젤 관계자는 “현재로선 우선 레티보의 미국 승인 진출부터 완료돼야 한다. 가격이나 이런걸 결정하고 구체적인 매출 목표를 잡게된다”며 “미국 시장이 큰 만큼 어느 정도 성장성은 충분히 나오리라 기대한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아꼈다.

한편 지난 8월 애브비는 보톡스의 광경근(넓은 목근) 돌출 개선 치료 적응증 획득을 위한 글로벌 임상 3상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적응증 추가 확대를 예고했다. 보톡스보다 30년 이상 늦게 미국 시장에 진출한 신생 보툴리눔제제인 댁시파이도 적응증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FDA는 미간주름 개선제로 댁시파이를 승인했다. 1년 뒤인 지난 8월 FDA가 댁시파이에 대해 경부근 긴장 이상 치료 적응증을 확대 승인하면서 보톡스의 치료 적응증을 한걸음 따라잡게 됐다. 미용목적의 보툴리툼톡신시장이 전체의 90%를 차지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 등 해외 시장은 치료 목적의 보툴리눔톡신 시장이 약 60%로 더 크다. 이때문에 해외에서 시장성을 큰폭으로 가져가려면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치료 적응증 획득이 필수적인 조건으로 통한다.

휴젤 역시 레티보의 치료 적응증 획득을 위한 임상을 국내에서 두루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과민성 방광(1상 완료), 경부 근긴장이상(1상 완료), 양성교근비대증(2상 완료) 등이 포함된다. 국내에서는 레티보와 관련해 눈꺼풀 경련,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 소아뇌성마비 첨족기형 등 세 가지 치료용 적응증을 획득한 바 있다.

휴젤 관계자는 “현재까지 레티보가 해외 다수 국가에 진출했지만 치료 적응증과 관련해서는 승인된 부분은 없다”며 “우선 미간주름 개선 등 미용 목적의 보툴리눔톡신 시장부터 공략해 실적으로 입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경쟁제제가 가진 모든 치료 적응증을 개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나라별로 승산있는 치료 적응증을 선정해 장기적으로 각국에서 승인시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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