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 한도를 만기도래 물량의 125%까지 확대키로 결정하면서 발행액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채권 시장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은행채 발행 한도를 만기 물량의 100% 이내로 제한한 바 있다. 이어 오는 6월 말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완화 조치 종료를 앞두고, 유동성 마련을 위해 은행채 발행이 증가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은 6월 중 금융시장 상황을 다시 고려해 LCR 규제 정상화 유예 조치의 재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라며 “확정적으로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규제환경 변화에 따른 은행채 발행 증가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은행채는 한전채와 더불어 트리플 에이(AAA) 등급 우량채로 분류된다. 한전채와 동시에 발행량이 늘어날 경우 채권 시장에서는 초우량채인 한전채로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 만약 은행채를 시장에서 흡수하지 못하면 금리는 상승 압박을 받게 되고 이를 기준으로 하는 대출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통상 대출금리로는 금융채 금리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주로 쓰인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코픽스는 4개월 만에 반등하기도 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3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03%포인트(p) 오른 3.56%로 집계됐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3.71%, 신 잔액 기준 코픽스는 3.08%로 각각 전월 대비 0.04%포인트, 0.01%포인트 올랐다. 코픽스가 상승한 것은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늘었다는 걸 의미한다.
반면, 은행채 물량이 증가하더라도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시장의 우려와 다르게 금융채를 향한 별도의 수요가 충분히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도의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 구축효과가 부담스러운 거고, 은행채나 금융채의 경우 별도의 (수요) 영역이 있어 충분히 소화될 것”이라며 “은행채 쪽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이 시장 전체 유동성 흐름을 가로막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