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넘겼다" 인천 남청라 물류센터, PF대출 만기연장 '성공'

물류센터 980억 PF대출 만기, 2개월 연장
NPL 처분위기 '한시름'…매수자 '안갯속'
잔금납부 실패시 시공사 인수할 가능성도
  • 등록 2023-04-04 오전 5:24:10

    수정 2023-04-04 오전 8:25:24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인천 남청라 복합물류단지 개발사업을 위한 980억원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만기연장에 성공했다. 앞서 금융기관이 PF대출 만기연장의 조건으로 총 2가지를 내걸었는데 2가지 모두 충족된 것이다.

해당 조건은 △원창동 복합물류센터에 대해 대주들이 인정하는 내용과 형식으로 매매계약이 적법하게 체결될 것 △연장되는 대출만기일까지의 기간에 대한 이자가 대주들에게 전액 지급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 물류센터 980억 PF대출 만기, 2개월 연장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천 서구 원창동 물류센터 개발사업(인천 남청라 복합물류단지 2차 신축 프로젝트)을 위해 시행사 한원로지스가 일으킨 980억원 PF대출 만기가 오는 5월 30일까지로 약 2개월 연장됐다. 당초 만기는 지난달 27일이었다.

이 사업은 인천 서구 원창동 391-11번지 일원 1만6633.5㎡에 복합물류단지(냉장창고)를 신축 및 매각하는 사업이다. 시공능력평가순위 59위 성도이엔지가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복합물류센터는 준공된 상태며 연면적 6만6505.31㎡, 지상 7층 규모다.

한원로지스는 사업을 위해 지난 2020년 11월 하나캐피탈 등 6개 금융기관으로부터 총 980억원 PF대출을 받았다. 성도이엔지가 이 금액에 대한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트랜치별로는 △트랜치 A 660억원 △트랜치 B 200억원 △트랜치 C 120억원이다. 각 대출금에 대한 상환우선순위는 트랜치 순서를 따른다.

각 금융기관별 PF대출 약정금액과 장기차입금(PF자금) 이자율은 △하나캐피탈 150억원 5.0% △신한캐피탈 100억원 5.0% △무림캐피탈 50억원 5.0% △DB손해보험 360억원 5.0% △특수목적회사(SPC) 하나원큐로지스비 200억원(트랜치 B) 6.5% △SPC 트러스트리제일차 120억원(트랜치 C) 6.5%다. PF대출 합계는 총 980억원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당초 대출의 만기일은 지난 1월 27일이었다. 다만 ‘사업 및 대출약정서의 변경약정’에 따라 만기일이 지난달 27일(1차 변경만기일)로 2개월 연장됐었다. 변경약정에 따르면 대주단이 제시하는 특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대출 만기일이 오는 5월 29일(2차 변경만기일)로 다시 2개월 연장되게끔 돼 있었다.

최근 이 2가지 조건이 충족돼서 대출 만기가 오는 5월 30일로 약 2개월 연장됐다. 해당 조건은 △원창동 복합물류센터에 대해 대주들이 인정하는 내용과 형식으로 매매계약이 적법하게 체결될 것 △연장되는 대출만기일까지의 기간에 대한 이자가 대주들에게 전액 지급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잔금납부 실패시 시공사 인수할 가능성도

매매 계약도 체결되고, 이자도 지급돼서 대출만기가 연장된 만큼 이 물류센터는 헐값에 처분될 위기를 모면했다. 만약 대출이 연장되지 않았다면 물류센터가 부실채권(NPL)으로 경매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임대차계약이 확정되지 않은 물류센터인 만큼 NPL로 나올 경우 제값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이 물류센터는 신축이라서 기존 임차인이 없고 새로 임대차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저온 물류센터는 공급과잉인 만큼 임차인을 구하기 어렵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기업 CBRE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A급 물류시장 공실률은 10%로, 전년도 대비 약 9%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저온 물류센터 면적의 공실률은 작년 4분기 기준 21%로, 상온 물류센터 공실률(7%)의 3배에 이른다.

수도권 A급 물류센터 연도별 공급 및 공실률 (자료=CBRE)
정확한 매수주체가 누군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원로지스는 최근까지 디앤디인베스트먼트와 매매거래를 추진해왔다. 디앤디인베스트먼트는 SK디앤디가 100% 지분 출자해 설립한 리츠 자산운용사다.

디앤디인베스트먼트는 이 물류센터를 리츠로 편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설립된 리츠는 ‘디디아이남청라로지스틱스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며, 지난달 14일 국토교통부 인가를 받았다. 디앤디 이전에는 여성 패션 쇼핑앱 브랜디가 물류센터를 1450억원에 인수하려 했으나 잔금을 못 내서 계약이 파기됐다.

다만 대출만기 연장의 첫 번째 조건인 매매계약이 완전히 체결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도 있다. 일단 만기는 연장됐지만, 디앤디인베스트먼트나 다른 매수자가 잔금을 제 때 내지 못할 경우 시공사 성도이엔지가 인수해야 한다는 것.

대주단 측 관계자는 “한원로지스와 제3자가 물류센터 매매계약을 체결하면 거래가 정상적으로 완료되지만, 그러지 못하면 시공사 성도이엔지가 인수하는 ‘투 트랙’으로 가고 있다”며 “5월 27일까지 잔금 납입이 불확실해지면 시공사가 적극적으로 담보대출을 확인하고 매수 의향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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