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여전한 국내외 기업공개(IPO) 시장을 두고 자본시장 일각에서 나오는 말이다.
‘출구 없는 투자’를 지속하는 것에 대한 국내외 투자사들의 피로도가 올라가는 가운데 이르면 하반기부터 장이 회복할 것이라는 주장이 속속 제기된다. 중·소형주 위주로 공모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데다 글로벌 경기선행지수(장래의 경기동향을 측정하는 지표)가 약형 경기침체 저점 수준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하지만 불확실성 요인이 아직 완전히 걷히지 않았고 어떠한 대내외 변수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하반기 개선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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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북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IPO 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짚었다. 그 여파로 기업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또한 지난 2021년 대비 급격히 떨어지면서 기업들과 투자사 사이의 괴리감도 커졌다고 정리했다. IPO 시장 회복에는 경기 회복은 물론이고, 밸류에이션 눈높이 조정, 게임체인저 회사의 등장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행스러운 점은 시장 일각에서 긍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 초부터 미네랄리스와 스카이와드 인슈어런스 등 미국 일부 알짜배기 회사들이 성공적으로 IPO하고 있는 것이 한 예제이다. 대표적으로 바이오 기업 스트럭쳐테라퓨틱스는 최근 IPO를 통해 1억6100만 달러(약 2128억 원)를 조달했다. 글로벌 데이터업체 바이오파마다이브 등은 “이는 생명공학 분야에서 몇 달 만에 이뤄진 가장 큰 규모의 IPO”라며 “거래 첫 날 회사 주식은 73% 급등했는데 이는 2021년 이후 손에 꼽히는 증시 데뷔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주 시작으로 기지개 전망
이러한 움직임은 국내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중소형 공모주들은 최근 잇따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형성한 후 상한가를 치는 현상)’을 기록하는 등 흥행했다. 투자심리가 완전히 살아나지 않은 가운데 공모가가 높은 대형주보다는 부담이 적은 종목에 한해 투자심리가 발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 전망이 솔솔 피어난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공모시장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바닥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공모가 하향 조정으로 가격 메리트가 있고 시장에서 관심을 두는 콘텐츠나 인공지능, 로봇 등 성장 업종에 속한 기업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펼친 ‘2022년 국내 IPO 시장분석 및 2023년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2023년 IPO 기업 수는 역대 연간 평균인 116개사보다 높고, 최근 5개년 평균 128개보다 소폭 높은 130~140여 개가 예상된다”며 “최근 기술 특례 상장 기업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고, 스팩 및 코넥스 기업 상장도 큰 폭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회복을 기대하는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대어급 IPO 기업의 상장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해 공모 철회를 한 일부 기업이 올해 1분기 IPO를 재추진하고 있어 긍정적이며, 아직 IPO 청구를 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상반기 주식시장 흐름을 보며 IPO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돼 대어급 IPO 기업은 보수적인 접근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