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 (디자인=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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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서울, 부산 등 대도시 중심으로 성장해온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산업이 사상 최대 인프라 투자로 ‘전국구’ 시대를 맞는다. 서울, 부산 등 시장 선점에 성공한 대도시뿐만 아니라 불모지로 불리던 천안, 청주, 전주, 강릉, 포항, 옥천 등 중소 도시들이 앞다퉈 마이스 인프라 확충에 나서면서다.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의 꽃인 마이스가 지역경제의 지형도와 체질을 바꿀 신수종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대규모 민간 자본의 유입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4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등 마이스 인프라 개발은 11개 지역에서 13건이 진행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예정된 인프라 개발에만 공공과 민간에서 사상 최대인 11조원을 투자한다. 여수박람회법 개정으로 센터 건립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여수, 부산시가 1조원 규모로 추진 중인 서부산 전시컨벤션센터가 구체화되면 투자 규모는 더 늘어난다.
양적 일변도 성장으로 ‘빛 좋은 개살구’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 마이스가 사상 최대 인프라 투자를 발판삼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은주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전시컨벤션센터는 제조업의 생산공장과 같은 마이스 산업의 기본 인프라”라며 “공공과 민간의 잇따른 대규모 투자로 마이스 산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 (디자인=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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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싱가포르 인프라 확충 경쟁마이스 인프라 개발 열풍은 세계적인 추세다. 이미 세계 톱클래스의 인프라를 갖춘 중국의 뒤를 이어 일본, 싱가포르 등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0년대 대규모 인프라 확충에 나선 중국은 상하이(40만㎡), 선전(36만 8000㎡), 광저우(33만 8000㎡), 쿤밍(31만㎡) 빈저우(25만㎡) 전시장 등 5곳이 세계 톱10 전시컨벤션센터에 포진돼 있다.
2018년 오픈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IR) 개발을 합법화한 일본은 대형 복합리조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엠지엠과 오릭스 컨소시엄과 카지노 오스트리아가 오사카 간사이와 나가사키 하우스 텐 보스에 복합리조트 건립 계획을 제출해 정부 최종 승인만 남겨놓은 상태다. 2029년 개장이 목표인 엠지엠·오릭스 복합리조트는 건립비만 1조 800억엔(10조 5800억원), 이보다 2년 앞서 2027년 개장하는 카지노 오스트리아 복합리조트는 4383억엔(4조 2906억원)에 달한다.
| 2026년 준공 예정인 고양 킨텍스 3전시장 조감도. (사진=킨텍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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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샌즈와 겐팅 그룹이 마이스 인프라 확충에 66억달러(8조 4000억원)를 푼다. 샌즈는 2026년까지 33억달러(4조 2000억원) 들여 기존 마리나 베이 샌즈 3개 타워 옆에 타워 1개를 추가 건립한다. 신축 타워에는 전시장과 회의시설, 1만 5000명 수용 가능한 아레나, 1000개 객실 특급호텔 등이 들어선다. 겐팅도 센토사섬에 테마파크와 특급호텔, 전시컨벤션 시설 건립 등 확장 공사에 33억달러를 투입한다.
아시아의 라스베이거스 마카오도 경쟁에 가세했다. 지난해 마카오 정부로부터 카지노 운영권(10년)을 확보한 샌즈그룹은 2032년까지 35억달러(4조 455억원)를 들여 전시장(1만 8000만㎡)과 싱가포르 가든스 바이 더 베이 5배 규모 대형 열대 정원을 개발한다.
| 2024년 준공 예정인 서울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 ‘르 웨스트’. (사진=마곡마이스에이엠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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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호텔·쇼핑몰 등 ‘원샷’ 개발… 복합단지 열풍현재 전국에서 대형 호텔·리조트를 제외하고 참가자 1000명 이상 행사 개최가 가능한 마이스 전문 시설은 22곳이다. 이 시설들의 전시장과 회의장을 합친 가용 면적은 전시장 33만 8000㎡, 회의시설 11만 6000㎡ 등 총 45만 4000㎡이다. 2030년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 조성이 마무리되면 전시켄벤션센터는 33곳, 가용 면적은 33만㎡이 추가돼 총 78만㎡로 늘어난다.
최근 신규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전시컨벤션센터의 특징은 ‘복합단지화’다. 과거 센터만 짓던 방식에서 호텔, 쇼핑몰, 공연장 등 연계시설을 단지로 조성하는 ‘원샷’ 개발로 바뀌고 있다. 코엑스와 같은 복합단지로 개발돼 ‘미니 코엑스’로 불리는 수원컨벤션센터가 개장 1년 만에 70%에 가까운 가동률을 기록하면서 복합단지 열풍에 불을 지폈다.
| 2025년 준공 예정인 충북 청주전시관 조감도 (사진=충북도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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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단지화는 대규모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2024년 서울 마곡을 시작으로 2026년 서울역 북부, 2030년 잠실에 잇따라 복합단지가 들어서는 서울은 한화와 롯데 등 민간기업이 투자한 사업비만 도합 6조원이 넘는다. 올 상반기 사업자 공모를 앞둔 성남 백현 마이스 복합단지는 호텔, 전시·회의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교통망 구축에 민간 자본 2조 7000억원이 투입된다. 아직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전주전시컨벤션센터 일대 복합단지 조성에도 1조원 안팎의 민간 자본이 투입된다.
복합단지 내 연계시설도 다양해지고 있다. 전주 종합경기장에 들어서는 전주전시컨벤션센터는 일대에 쇼핑몰과 문화 원형 콘텐츠 체험관, 미술관 등 문화시설이 단지로 조성된다. 청주 충북청주전시관, 천안 충남국제전시컨벤션센터는 인근 생명과학, 지식산업 단지와 연계시설로 건립 중이다. 지난 2020년 울산역 인근에 들어선 울산전시컨벤션센터(유에코)는 일대가 마이스를 포함한 에너지, 미래차 등 첨단산업 시설이 연계된 복합 특화단지로 개발된다.
|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천안아산역 인근에 건립 중인 충남국제전시컨벤션센터 조감도 (사진=충남도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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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확충 맞춰 콘텐츠 개발 서둘러야센터 가동률 확보 등 시설 운영은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행사 안착까지 최소 4~5년이 걸리는 만큼 센터 건립과 동시에 행사 개발과 유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지역 특화 전시회, K-컨벤션 등 토종행사 개발과 육성에 나서고 있지만 늘어난 시설을 채우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 경북 포항시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캠프리비 옛 미국부대 부지에 2026년 완공을 목표로 건립이 추진 중인 포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 조감도. (사진=포항시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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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최근 독일 뮌헨 메쎄, 영국 인포마 테크, 이탈리아 피에라 밀라노, IEG 등 글로벌 전시주최사와 잇따라 손잡으며 행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대규모 시설 확충에 맞춰 행사 확보를 위한 계획을 수립한 곳은 지난해 11월 마이스 중기(2023~2027년) 계획을 발표한 서울 단 한 곳뿐이다.
김봉석 경희대 교수는 “센터 건립, 복합단지 조성 등 하드웨어는 공공 주도로 가능하지만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는 행사 발굴과 유치 등 콘텐츠 개발은 불가능하다”라며 “모종을 키우듯 지금부터 관련 업계, 다양한 학회와 협회 등과 협력해 다양한 산업 분야의 행사를 지역에서 여는 사전 준비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