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내년 1월 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 참석해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관련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SK바이오팜은 디지털헬스케어 연구를 가속화해 사업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ES로 진출하는 SK바이오팜 뇌전증 웨어러블 기기
SK바이오팜은 CES에서 2018년부터 개발해온 뇌전증 발작을 감지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전시할 계획이다. 아직 허가 전이기 때문에 시제품 형태로 전시될 가능성이 높다.
SK바이오팜은 디지털치료기기 국내 임상도 착수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당초 올 연말에 개시할 계획이었으나 내년 초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헬스케어 제품은 통상적으로 신약에 비해 상용화까지 걸리는 기간이 짧은 편이다. SK바이오팜 측은 내년 상반기에 해당 기기의 상용화 시점에 대해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디바이스가 출시되면 엑스코프리에 이어 뇌전증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팜은 해당 디바이스를 연동해 뇌전증 환자에게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와는 별개로 해당 기기를 판매, 서비스할 전망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디바이스 개발 단계이기 때문에 어느 시장에 진출할지 등 상업화 전략은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SK바이오팜이 궁극적으로는 미국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엑스코프리를 위해 미국에서 구축한 직판 체제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신약과 해당 기기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미국 시장에 출시된 엠파티카(Empatica)의 ‘임브레이스(Embrace)’, 아티팩트(Artefact)의 ‘다이얼로그(Dialog)’ 등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미국 엑스코프리 복용 환자를 대상으로 B2C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함으로써 뇌전증을 감지, 예측하고 약을 복용할 수 있게 하면서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태원 SK 회장 장녀’ 최윤정 씨, 디지털헬스케어 관심 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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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의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강화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수석매니저의 역할도 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특히 칼라 헬스 인수에는 최 수석매니저의 역할이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SK바이오팜의 디지털헬스케어 관련 업체 추가 인수에도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 수석매니저는 2017년 SK바이오팜 전략기획실에 입사해 신약 승인과 글로벌 시장 진출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최 수석매니저는 휴직 후 2019년 9월부터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정보학) 석사과정을 이수 중이며, 학위 취득 후 SK바이오팜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최 수석매니저뿐 아니라 최 회장의 차녀 최민정 씨도 미국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민정 씨는 2020년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원격의료 스타트업 ‘던(Done)’에서 무보수 자문활동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 8월부터 해당 업체에서 자문역을 맡고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최 수석매니저가 스탠퍼드대학교에 다니면서 미국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고 SK바이오팜의 칼라 헬스 인수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고 들었다”며 “최 수석매니저가 향후 SK바이오팜의 디지털헬스케어 관련 업체 추가 인수에도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