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행사 RBDK…이마트 중동점 3811억 잔금 낼 수 있을까

높은 입찰가에 사업성 의문…시공사 구하기도 난항
수원 등 다수 현장 자금 묶여…PF 안돼 잔금지불 '역부족'
  • 등록 2022-10-05 오전 5:27:08

    수정 2022-10-05 오후 3:25:46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디벨로퍼 알비디케이콘스(RBDK)가 이마트 부천 중동점 인수 잔금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회사 재무사정이 좋지 않은데다, 인수금액을 높게 정한 만큼 사업성이 떨어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조달이 되지 않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최악의 경우 RBDK가 이마트 중동점 잔금을 못 내고 매수자 지위도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RBDK는 이마트 부천 중동점 인수대금 잔금 납부일(지난 8월 4일)이 두 달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잔금을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PF 등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RBDK는 지난 1997년 설립된 중견 디벨로퍼다. 단지형 단독주택 브랜드 ‘라피아노’를 성공시키면서 입지를 다졌다.

이마트 부천 중동점 (사진=네이버맵 캡처)
RBDK는 지난 3월 말 이마트 부천 중동점 입찰에서 인수금액으로 3811억원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선정됐다. 대지면적(8379.7㎡) 기준 3.3㎡당 1억5000만원 선이다. RBDK는 이마트 중동점을 허물고 해당 부지에 오피스텔이 포함된 복합시설을 지을 계획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RBDK가 써낸 금액으로는 사업성을 내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시행사가 땅값을 너무 비싸게 사면 사업을 같이 진행할 시공사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시행사 자체적으로는 땅을 살 자금 마련이 어려워서 시공사들이 지급보증을 해주거나 부동산PF 자금지원 등을 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시행사가 땅값을 비싸게 지불하면 시장이 용인할 수 있는 수준보다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야 사업성이 나게 된다. 이 때 이 ‘분양가’는 시행사가 사업이 될지 안될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책정하는 ‘가격’이다. 입주자 모집공고문에 들어가는 사전적 의미의 ‘분양가’와 다른 개념이다.

시행사가 이 분양가를 너무 높게 책정하면 시공사들은 분양성과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해당 사업에 합류하지 않게 된다. RBDK는 이마트 중동점 인수금액을 비싸게 제시했기 때문에 분양가도 시장 기대보다 높게 받아야 한다. 그 결과 사업을 같이 할 시공사도 구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 중동점은 인수가격 3000억원이 넘으면 사업수지가 나오기 어려운 사업장”이라며 “RBDK가 우협으로 선정되기 위해 무리한 금액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감사보고서를 보면 RBDK는 수익, 현금 사정이 좋지 않은 상태다. 작년에는 영업손실 221억820만원, 당기순손실 272억9431만원이 발생했다. 1년 새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기준 197억5782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반토막도 안 되는(-55.4%) 수준이다.

(자료=RBDK 감사보고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회사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지난 2020년 마이너스(-)38억6600만원에 이어 작년에도 (-)223억9722만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RBDK는 수원 등 다수 현장에 자금이 묶여있어서 현금성 자산을 활용하기도 어렵다. 앞서 RBDK는 경기도 수원시 고등동 334(C-2BL) 일대에 있는 준주거용지를 지난 2020년 2513억원에 낙찰받았다. 공급예정 가격(878억8832만원)의 3배에 가까운(286%) 금액이다.

그러나 이 사업장은 학교, 분양가 이슈가 겹친데다 PF 자금조달도 되지 않아 시공사를 못 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RBDK가 진행하는 강남 신사 고급주거시설 등 다수 현장에서 PF 자금조달이 되지 않아 분양을 못 하는 상황이다.

최근 은행들은 부동산PF 대출을 사실상 중단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금융회사들 부동산PF 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처럼 안 좋으니 업계에선 최악의 경우 RBDK가 이마트 중동점 잔금을 못 내고 매수자 지위도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마트로선 RBDK가 잔금을 내지 못하면 계약을 해지하고 계약금 381억원(10%)을 몰취하면 된다.

실제로 이마트 측도 새로운 매수자를 물색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은 상태다. 다만 RBDK처럼 3800억원대로 금액을 높게 쓸 시행사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당장 계약해지를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마트 관계자는 “잔금을 아직 받지 못한 것은 맞다”면서도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RBDK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