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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소 특수강업체 B사는 최근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원자잿값 인상에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어 인력채용을 중단한 데다, 금리 인상에 자금조달에도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B사 대표는 “원자재 확보를 위해 자금을 끌어모아야 하는데, 늘어나는 대출 이자 등 여러모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한국 기업들이 ‘퍼펙트 스톰’(한꺼번에 덮치는 위기)에 휩싸이며 역대급 시련에 직면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및 원자잿값 급등, 코로나발(發) 중국 봉쇄 및 공급망 붕괴에 이어 금리 인상까지 겹치며 한국 경제에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위기가 드리우자 기업들의 경영환경에도 먹구름이 낀 것이다. 올 하반기 경기침체 속 물가가 오르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비해 기업들이 지난해 말 세운 경영·투자 계획을 재점검하거나, 컨틴전시플랜(비상대책)을 가동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배경이다.
한 대기업 임원은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주요 기업들까지도 경영 및 투자 계획을 재점검하는 한편, 플랜B 등 컨틴전시플랜 가동을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묘수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는 유동성을 회수해 물가 상승을 잡는 문제와 기업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결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법인세 인하, 세제조건 완화 등 정부가 기업 활동에 도움을 주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며 “규제 타파와 함께 투자 유발을 위한 인센티브 등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