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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놀루션(225220)은 지난해 실적을 두고 이같이 진단했다. 제놀루션은 지난달 10일 지난해 매출액으로 728억원, 영업이익 4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제놀루션은 직전년도에 매출액 853억원, 영업이익 540억원의 실적을 냈었다. 1년 새 매출액 14.6%, 영업이익 23.6%가 감소한 것이다. 회사 측은 “코로나 백신 영향으로 핵산추출 장비 판매 감소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장비매출 감소? 신제품 출시와 원가절감으로 정면돌파
제놀루션에게 있어 분자진단은 최대 강점인 동시에 약점이다. 제놀루션은 분자진단에서 벌어들인 돈을 RNA 동물치료제, RNA 농약을 개발에 투입 중이다. 매출이 미미해 투자금에 절대 의존하는 중소 바이오텍과 구분되는 지점이다. 하지만 제놀루션의 매출액 99%를 차지하는 분자진단 사업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전망이 불투명하다. 다시 말해, 분자진단으로 돈을 벌어 RNA(리보핵산) 사업에 투자를 하는 지금의 선순환 구조가 지속 가능하지 않단 우려다.
제놀루션은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핵산 추출 장비 고도화에 나섰다. 기존 장비가 한번에 48개 샘플을 검사할 수 있다면, 이번에 내놓은 제품은 최대 96개 샘플까지 처리가 가능하다.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전염성을 고려한 제품이다. 폭증하는 PCR 검사 수요에도 부족한 인력 상황을 고려했다. 코로나19 외에도 다양한 질병 진단을 위한 핵산 추출 시약을 개발하는 데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 외에도 PCR(유전자 증폭)의 단점을 보완환 차세대 분자진단기술인 NGS(차세대 염기서열분석)도 연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원가 개선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제놀루션 관계자는 “핵산 추출 시약의 핵심 원료는 마그네틱비드”라면서 “지금까지 마그네틱비드를 전량 독일에서 수입했다. 마그네틱비드를 지난해 자체 개발해 국산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제놀루션은 생산시설이 갖춰지는 대로 마그네틱비드를 자체 생산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 60% 수준의 분자진단 영업이익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놀루션은 지난 2020년 마그네틱비드 특허를 취득했다.
포스트 코로나 대비책? 액체생검 내년 상용화
현재 암 진단법은 조직생검이다. 암세포 채집을 위해 내시경이나 주삿바늘 등의 도구를 이용한다. 목표 조직에 침습접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부담이다. 더욱이 조직생검은 암세포 채집 위치와 암세포 종류에 따라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조직생검도 암을 정확히 판별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액체생검은 조직생검보다 편의성과 정확도가 개선된 암 질환 진단법인 셈이다.
제놀루션은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카이스트로부터 액체생검에 필요한 엑소좀 분리 기술을 도입했다. 이 기술은 소변, 폴리페놀에서 핵산을 추출하는 기술이다. 제놀루션이 핵산 추출과 분자 진단에 강점이 있었던 만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란 계산에서다. 제놀루션 측은 내년엔 액체생검 장비와 시약 등의 제품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폴리페놀은 우리 몸에 있는 활성산소(유해산소)를 해가 없는 물질로 바꿔주는 항(抗)산화물질 중 하나다.
제놀루션 관계자는 “작년 전체 매출은 감소했지만 핵산추출 시약 매출은 직전년도보다 20억원 가량 늘었다”며 “올해도 핵산추출 장비와 연계된 시약 매출이 안정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오는 4월 신제품 장비와 하반기 NGS 장비가 출시되면 매출이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1~2월 매출이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