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은 3시30분 기준 24조8620억원을 기록했다. 12월 들어 가장 많은 규모다. 양도세 부과 대상자가 확정되는 이날까지 개인은 두 시장에서 모두 6거래일째 매물을 쏟아냈다. 반면 배당락일(12월29일)을 앞두고 사들인 기관과 미국 소비 호재에 유입된 외국인은 6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팔자’ 개인과 ‘사자’ 기관·외국인의 힘겨루기 속에 코스피와 코스닥은 모두 0.69%, 1.59% 상승 마감했다.
개인은 지난 11월부터 순매도로 돌아섰다. 연말 양도소득세 확정일을 앞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코스피를 살펴보면 개인은 지난 10월 2조8300억원을 사들인 이후 11월엔 1조7930억원을 팔았고, 12월엔 순매도 금액이 8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날은 코스피·코스닥을 합쳐 3조982억원을 팔아치웠다.
이달 28일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30일 종가 기준으로 한 종목을 직계 가족 합산 10억원 이상 보유하면 대주주로 분류된다. 대주주 확정 시 내년 4월 이후 주식 매매 차익의 양도세 22~33%(지방세 포함)을 내야 해 이를 앞두고 매물이 나오는 경향이 있다.
개인의 증시 하방 압력을 막아낸 건 기관이었다. 기관은 이날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2조346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투자자들이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까지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주문 넣고 결제까지 2거래일 걸리는 점 감안하면 오늘까지 매수해야 한다. 이에 기말 배당을 노린 금융투자 프로그램 매수 유입이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
다만 배당락 전일과 양도세 확정일이 맞물린 예년 같은 날과 비교해선 거래대금이 절반으로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해 12월28일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은 40조원을 넘어서며 당시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당해 하반기 대주주 요건 3억원 하향이 이슈로 떠오르며 하반기 개인의 순매도세가 거세지기도 했다. 올해는 2023년 주식 양도세 전면 도입을 앞두고 대주주 요건이 10억원으로 유지돼 매물이 제한적으로 늘어났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위축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 12월(24일 기준)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원 수준으로 지난 1월 42조원 대비 크게 감소했다. 내년 ‘위드 코로나’ 속 소비·서비스 산업 비중이 높은 선진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국은 미국 등 선진국 대비 일찍이 금리 인상에 나서기도 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거래대금 등락은 통화·재정 정책과 실물경제 지표 등 대외변수와 2차 파급경로인 주식시장 수익률에 따라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증시 소강상태 매수 기회로”…낙폭과대 실적株 주목
연말 증시 소강 상태를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조언이 따른다. 상대적 강세를 이어갔던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 부담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올해 27.5% 올랐고, 코스피는 2.6% 상승에 그쳤다. 다만 전문가들은 펀더멘털이 강한 종목을 중심으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봤다. 배당락 이후 내년 초 프로그램 매물 출회도 예상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당락 이후엔 코스피 하방경직성 강화와 반등 시도에 힘을 실었던 기관 프로그램 매수, 외국인 숏커버링 매수가 부메랑이 돼 1월 프로그램 매물 출회, 공매도 구축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이에 내년 1~2월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에서 업황·실적 대비 낙폭과대 업종·종목을 주목한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은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준으로 이익 증가 기여 업종이 상대적으로 고루 분포돼 있다고 진단하며, 반도체·조선·자동차를 꼽았다. 김병연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은 2018~2019년처럼 급감하기보다 올해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중 기여도가 높은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은 최근 실적 전망치 표준편차가 적어 실적 신뢰도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