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 제네럴모터스(GM)가
LG화학(051910)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셀을 사용한 전기차 ‘볼트’ 리콜을 결정하면서 LG화학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반복된 배터리 화재와 리콜로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졌다는 분석과,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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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날보다 1.38% 내린 78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1% 급락한 LG화학은 이날까지 이틀 연속 하락해 장 중 한때
삼성SDI(006400)에 시가총액을 역전당하기도 했다.
이날 종가 기준 LG화학 시총은 55조5562억원으로 삼성SDI 시총 52조9487억원과 3조원 이하로 좁혀졌다. 지난 9일부터 LG화학을 연속 순매수하던 외국인은 전날부터 순매도로 돌아섰다.
증권가에선 GM이 배터리 모듈을 조립한 LG전자와 배터리셀을 생산한 LG에너지솔루션에 수천억원 대의 리콜 비용을 부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리콜에 따른 배터리 모듈 교체 비용은 총 18억 달러(약 2조1000억원) 규모다. 삼성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최종 리콜 비용이 최소 4230억원에서 최대 55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LG화학의 목표주가를 기존 110만원에서 105만원으로 하향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GM 볼트 뿐 아니라 폭스바겐 ID.3 화재 발생에 따라 배터리 화재 리스크가 재부각됐다”며 “GM 볼트 화재도 배터리 셀보다 모듈 패키징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한 것이라는 의견이 있으나, 잦은 화재로 시장의 신뢰도가 낮아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GM 볼트 리콜을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중국 배터리 업체의 미국 진출이 어려운데다 내년에도 전기차 배터리 공급 부족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시장 선도 업체로서 겪는 초기 성장 과정에서의 진통”이라며 “향후 기술 개발로 리스크를 줄여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안나 이베스트증권 연구원도 “LG화학 배터리 가치 하락으로 이 상황을 보려면 LG에너지솔루션 수주 물량 반 이상을 중국 CATL 등 다른 공급처로 넘어가는 극단적인 시나리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리콜은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가 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G는 당장 3분기에 볼트 리콜 관련 충당금을 쌓을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하반기 실적이 부진할 경우 기업가치 평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 연구원은 “현재 LG화학의 주가 수준은 화학과 생명과학 가치는 거의 반영되어 있지 않고 소재, 전지 가치에 지주사 할인까지 받은 수준”이라며 “오히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일이 좋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